국민연금이 민간 투자 고속도로인 신대구부산고속도로 잔여 지분을 매각한다. 해당 도로의 최소수입보장(MRG) 제도 기한 만료가 1년 반 앞으로 다가와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본사 전경. /신대구부산고속도로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신대구부산고속도로 잔여 지분을 발해인프라 상장 전까지 매각하기로 결론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KB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발해인프라펀드가 연금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매각하는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KB자산운용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KB자산운용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신대구부산고속도로 지분을 오래 보유한 만큼 매각에 나섰을 뿐, 수익 악화 우려 때문에 매각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면서 “MRG 제도 만료 시점에 선순위 대출이 상환되기 때문에 수익성은 양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RG 제도는 통행 수입이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정부가 이를 보전하는 제도다. 연금은 올해 초에도 신대구부산고속도로 지분 40.2%를 KB자산운용에 매각한 바 있다.

신대구부산고속도로는 대구시 동대구 나들목~청도군~밀양시~김해시 대동 나들목을 잇는 82.05km의 민자 도로다. 지난 2006년 2월 운영을 시작해 민간이 30년간 운영한다. 최대 주주는 KB자산운용으로 발해인프라펀드와 신탁형 프로젝트 펀드를 통해 각각 40.92%, 40.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 지분은 18.88%다.

발해인프라펀드는 이달 초 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상장을 결정했다. 주관사로 KB증권을 선정해 10월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발해인프라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 지난 2006년 맥쿼리인프라에 이은 17년 만의 공모 인프라 펀드이자 1호 상장 토종 인프라 펀드가 된다.

발해인프라는 2006년 국민은행과 국민연금 등 17개의 기관이 총 1조1900억원을 출자해 조성됐다. 4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한 신대구부산고속도로를 포함해 ▲남양주도시고속도로 ▲서울 용마터널 ▲부산 산성터널 ▲수원북부순환도로 등을 대표 투자 자산으로 갖고 있다. 펀드 운용자산(AUM) 기준 잔액은 85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현재 통행량을 기준으로 지분 가치를 산정한 만큼 적정 가치에 매각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