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462350)가 증시에 입성한 첫날 하락 마감했다.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를 웃돈다는 공식이 8개월 만에 깨졌다.

이노스페이스 주식은 코스닥시장에서 3만4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 4만3300원보다 20.44%(8850원) 낮은 수준이다. 장 중 3만375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노스페이스는 공모가보다 0.7%(600원) 높은 4만39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하고, 장 초반 주가가 4만605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이후 매도 물량에 밀려 낙폭을 키웠다. 기관과 외국인은 이날 이노스페이스 주식을 각각 560억원어치, 5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이노스페이스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에서 관계자들이 상장기념패를 전달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대영 한국IR협의회 부회장, 홍순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김수종 (주)이노스페이스 대표이사, 강성범 미래에셋증권 부사장, 강왕락 코스닥협회 부회장. /한국거래소 제공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등을 제외하고 일반 기업이 상장 첫날부터 주가가 공모가를 밑돈 것은 지난해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동인기연(111380) 이후 이노스페이스가 처음이다. 상장 첫날 하락 폭도 지난해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컨텍(451760)이 기록한 -29.2% 다음으로 컸다.

이노스페이스는 앞서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는 단계에서는 순항했다.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598.8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공모가를 희망범위(3만6400~4만3000원) 최상단으로 결정했다. 일반 청약 경쟁률도 1150.72 대 1로 나타났다.

하지만 오버행 부담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노스페이스에 일찌감치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호예수 기간을 길게 잡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노스페이스 주식 가운데 유통 물량은 상장일인 이날에는 30% 수준이지만, 3개월 후부터는 68%로 늘어난다.

신규 상장 주식이 첫날 급등한 뒤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투자심리도 악화했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에 신규 상장한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481850)는 1년 2개월 만에 등장한 리츠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으나, 거래 첫날 공모가보다 8%(240원) 빠진 데 이어 이날도 1.99%(55원) 하락 마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날 코스닥시장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7.24포인트(2.04%) 하락한 829.91로 장을 마쳤다. 지난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세계 채권 금리의 기준 역할을 하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4.4% 선을 다시 넘고, 달러 대비 원화 환율도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1388.2원까지 치솟는 등 증시에 부담을 주는 요소가 많았다.

이노스페이스가 2025년 3월 첫 상업 발사를 앞둔 가운데 앞으로 추진 과정과 성공 여부가 주가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노스페이스는 상업 발사 횟수를 2025년 7회, 2026년 10회, 2027년 16회, 2028년 24회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노스페이스는 위성 발사체 제작부터 발사 서비스 사업까지 영위하고 있다. 이노스페이스는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다중 발사 운용을 위한 양산 기반을 확대하고, 발사체 경량화와 재사용성을 위한 연구·개발(R&D)을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