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증권 등 금융업 상장사는 내년 반기보고서부턴 주석에도 국제표준 전산언어(XBRL)를 사용해야 한다. XBRL이란 기업이 재무 정보를 공시할 때 각 항목에 대해 태그(전산 식별코드)를 붙여 입력해야 하는 것으로, 새로운 공시 규정이다. 현재는 자산 2조원 이상인 상장사에 한해서만 XBRL 주석 재무 공시를 적용받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은 코스피와 코스닥을 가리지 않고 직전 사업연도 기준 개별 자산 총액이 10조원 이상인 금융업 상장법인에 대해 XBRL 주석 재무공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내년 반기보고서부터로, 대상 회사는 27개사다.

다만 금융업이면서도 비상장법인의 적용 여부에 대해선 금융업 상장법인의 XBRL 주석 재무공시가 안착된 이후 검토한다. 현재 금융업 비상장법인은 재무제표 본문만 XBRL로 공시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사업보고서부터 자산 2조원 이상(비금융업) 상장사가 XBRL로 주석을 공시한 데에 이은 것이다. 금감원은 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XBRL 주석 공시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올해 사업보고서부턴 자산 5000억~2조원 미만의 상장사 340개사가 대상이며, 내년 사업보고서는 자산 5000억원 미만의 상장사 1825개사다. 최종적으론 2027년 반기보고서부턴 2조원 미만의 상장사도 XBRL 주석 공시를 해야 한다.

금감원은 XBRL 주석 공시가 시장에 안착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비록 첫 번째 공시였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선 156개사 중 42개사에서 미흡 사항이 발견됐으나, 올해 1분기 보고서에선 오류 없이 모두 정상 제출했다.

금감원은 금융업 상장사를 위해 상장사와 회계법인에 대한 XBRL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상장사가 사전에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중 가동하고 유관기관과 함께 피드백을 제공할 방침이다. 올해 안에 XBRL 재무제표 주석과 작성 매뉴얼도 배포한다.

이 외에도 XBRL 재무공시 우수법인인 14개사로 구성된 자문그룹을 구성한다. 자문그룹은 제출인 관점에서 금감원 XBRL 작성기 개선 필요사항에 대한 의견을 내는 역할이다.

금감원은 “올해 하반기 안에 XBRL 재무제표 제출 관련 변경 사항을 반영해 금감원 ‘전자문서제출요령’을 개정할 것”이라며 “상장사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