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그룹이 장 중 LG(003550)그룹을 제치고 대기업 집단 시가총액 순위 3위에 올랐다. LG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삼성그룹에 이어 시가총액 순위 2위였으나, 올해 들어 SK그룹에 이어 현대차그룹에도 밀리면서 4위까지 내려앉았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0분 기준 현대차그룹 상장사 12곳의 시가총액은 총 158조1700억원으로 집계됐다. LG그룹 11개사 시가총액 총 155조8300억원보다 2조3390억원 앞섰다. 지난해 말 기준 LG그룹 시가총액이 186조원, 현대차그룹이 133조원으로 50조원 넘는 격차를 보였으나 순위 역전에 성공했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현대차그룹 제공

각 그룹사 대표 종목의 주가 흐름이 올해 들어 엇갈렸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19만8500원이었던 주가가 이날 오전 28만5000원까지 40% 넘게 올랐다. 기아(000270)도 같은 기간 28.7%가량 주가가 상승했다. 견조한 수출 실적에 더해 대표적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시가총액 ÷ 순자산)주’로 꼽히면서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도 불러왔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날 인도법인이 인도 증시에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지속해서 뛰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이 현지에 상장하면 현대차 주가가 30만원 선을 돌파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현대로템(064350) 역시 주가가 질주해 왔다. 현대로템은 올해 들어 주가 상승률이 50%가 넘는다. 현대로템은 방산 부문 기대감에 더해 사상 처음으로 국산 고속철도차량을 최근 우즈베키스탄에 수출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LG그룹은 핵심은 LG에너지솔루션(373220)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전체 시가총액도 끌어내렸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지난해 말 42만1000원에서 이날 34만1000원까지 20% 가까이 빠졌다. LG화학(051910) 주가 역시 올해 들어 20%대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 모두 전기차 시장 둔화와 중국 기업과의 경쟁 등의 유탄을 맞았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034220) 역시 대규모 유상증자 여파로 올해 들어 주가가 10% 넘게 빠졌다. 그나마 LG전자(066570)가 인공지능(AI) 산업 발달에 따라 냉난방공조시스템(HVAC) 부문 성장 기대감에 지난해 말 주가를 회복했고, LG생활건강(051900)도 화장품 수출에 힘입어 반등하는 추세다.

증권사들의 전망도 현대차그룹이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현대차의 올해 연결기준 연간 영업이익 규모 전망치를 연초보다 2500억원가량 증액했다. 반면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원 가까이 쪼그라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