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이 벤치마킹한 일본의 모리타 토시오 일본증권업협회장이 도쿄 증시 활성화의 주된 요인으로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톱다운(Top-down) 리더십을 꼽았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왼쪽에서 두번째), 토시오 모리타 일본증권업협회장(왼쪽에서 세번째). /금융투자협회 제공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모리타 회장은 지난달 20일 독일에서 열린 국제증권협회협의회(ICSA) 연차총회에서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모리타 회장은 “일본의 경험으로 볼 때 자본시장의 부흥을 위해선 상장사와 증권거래소, 정부의 역할이 모두 중요하다”며 “기시다 총리 본인이 직접 해외 투자자들에게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일본 정부의 노력을 수차례 설명했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이 올 1월 개편된 일본의 신 NISA(소액투자 비과세제도)가 이전 제도와 다른 점은 무엇이냐고 묻자 모리타 회장은 “보유한도를 기존보다 3배 늘려 1800만엔으로 크게 확대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자와 배당, 양도소득이 모두 비과세 대상이고 비과세 기간도 무제한”이라며 “은행에 머무르던 자본이 금융시장으로 옮겨질 수 있는 발판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모리타 회장은 올해 1월 도입된 일본의 신(新)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로 올해 1분기 신 NISA 계좌개설 수가 전년 대비 3.2배 증가했고 투자금이 2.8배 늘었다고 설명했다. 신 NISA는 주식 거래의 이자·배당·양도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것이 골자로 비과세 기간이 무제한이다. 보유 한도는 1800만엔(약 1억5790만원)으로 종전 대비 3배로 늘렸다.

모리타 회장은 “신 NISA가 계속 발전하면 일본 국민의 노후 대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며 “정책 성공을 위해서는 금융 투자에 대한 교육을 증진하는 것이 중요해 일본에서는 전문 공공기관인 ‘금융경제교육추진기구’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일본 정부의 강한 의지가 있는 만큼, 추후에는 자산운용업을 국가의 핵심 산업으로 키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