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주유소 주유기에서 기름 한방울이 떨어지고 있다. /뉴스1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산유국들의 감산으로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12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KODEX WTI 원유선물 인버스(H) ETF’와 ‘TIGER 원유선물 인버스(H) ETF’를 각각 190억원, 30억원 순매수했다.

두 상품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으로 산출되는 기초지수(S&P GSCI Crude Oil Index Excess Return)의 일별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1배 추종한다. WTI 원유 선물이 하락할 때 가격이 상승하는 상품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삼성 인버스 2X WTI 원유 선물 ETN’도 25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신한 인버스 2X WTI 원유 선물 ETN(H)’, ‘한투 블룸버그 인버스 2X WTI 원유 선물 ETN’도 각각 50억원, 10억원 사들였다.

반면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삼성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은 올해 들어 170억원 팔았으며, ‘신한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H)’과 ‘한투 블룸버그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도 각각 70억원, 4억원 순매도했다. ‘KODEX WTI 원유선물(H) ETF’와 ‘TIGER 원유선물 Enhanced(H) ETF’도 각각 180억원, 30억원 팔았다.

‘KODEX WTI원유선물 인버스(H) ETF’와 ‘TIGER 원유선물 인버스(H) ETF’ 가격은 올해 들어 각각 14.7%, 15.6% 내렸다. WTI 원유 선물을 역방향으로 2배 추종하는 삼성 인버스 ‘2X WTI 원유 선물 ETN’은 23.6% 내렸으며 ‘신한 인버스 2X WTI 원유 선물 ETN(H)’과 ‘한투 블룸버그 인버스 2X WTI 원유 선물 ETN’도 각각 29.0%, 24.9% 떨어졌다.

국제 유가는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전반적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5월 인도분 WTI 선물 가격은 연초 70.38달러에서 지난 11일 85.02달러로 무려 20.8%나 급등했다.

이에 유가 하락을 예상하고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은 대거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3일(현지 시각) 이란이 이스라엘 영토를 겨냥해 직접적인 군사 공격을 단행하며 당분간 유가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