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가 연 10%에 달했던 버거킹 인수금융 이자율 낮추기에 성공했다. KB국민은행이 구원투수로 나서 증권사들과 8% 금리로 2050억원 규모 차환(리파이낸싱)을 떠맡기로 했다. 기존 1850억원 인수금융에 200억원 증액도 이뤄졌다.

서울의 한 버거킹 매장을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어피너티와 KB국민은행은 버거킹의 2050억원 규모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에 최종 합의했다. KB국민은행이 주선사를 맡아 약 700억원을 책임지고,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잔액을 절반씩 인수하는 구조다. 금리는 약 8%로 확정됐다.

버거킹은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너티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2016년 VIG파트너스로부터 버거킹 운영사 비케이알 지분 100%를 2100억원에 인수했는데, 수익성 악화가 계속됐다. 2016년 107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22년 78억원으로 떨어졌다.

어피너티는 이자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일찌감치 이번 리파이낸싱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작년 버거킹 매각이 최종 실패한 후 삼성증권과 진행한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에서 10% 금리를 받아든 탓이다. 한도 대출 포함 1850억원 규모로, 3년 만기였다.

어피너티는 이번 리파이낸싱으로 이자율을 2%포인트 낮춘 것은 물론 배당 재원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기존 1850억원 인수금융에 추가 배당 재원으로 책정한 200억원 자본재조정(리캡)을 KB국민은행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이 모두 수용하기로 하면서다.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전경. /KB국민은행 제공

당초 시장에선 200억원 리캡만큼은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봤다. 최근 인수금융 조달 금리가 6%선으로까지 떨어진 만큼 10%에 달하는 인수금융 금리 조정은 가능했지만 리캡은 PEF가 기업가치 개선을 사유로 인수금융 규모를 늘려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빚을 더 낸 뒤 배당으로 회수하겠다는 것이니만큼 금융권 시선은 좋지 않다.

KB국민은행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작년 버거킹의 실적 개선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버커킹 운영사인 비케이알은 지난해 7453억 원의 매출과 239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04% 늘었다.

한편 버거킹 운영사인 비케이알은 올해 2월 기준 480개에 달하는 버거킹 매장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어피너티는 비케이알을 앞세워 지난해 말 해외 커피 브랜드 팀홀튼의 국내 운영도 시작했다. 향후 5년간 매장 수를 15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