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0억달러 규모의 무기 수출 기대감 속에서 주요 방산주(株) 시가총액이 2달 새 4조원 넘게 늘었다. 한국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폴란드 수출 2차계약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단기간에 급등한 주가로 인해 주가수익비율(PER·시가총액 ÷ 순이익)이 치솟은 것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현대로템(064350), LIG넥스원(079550),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 등 이른바 '방산 빅4′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29일 기준 21조2948억원이다. 지난해 말 16조9515억원에서 4조3433억원 늘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6조3034억원에서 지난달 29일 9조4931억원까지 3조1897억원 증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가 올해 들어 44.56%(5만7800원) 오르면서 시가총액 '10조원 클럽'을 눈앞에 뒀다.
현대로템과 LIG넥스원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보다 각각 7476억원, 2794억원 늘었다. 상대적으로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하지만 KAI도 올해 들어 시가총액 규모가 1267억원 증가했다.
투자자가 몰리는 배경은 단연 수출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루마니아와 1조원 규모의 K-9 자주포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지난달 28일 장 중 역대 최고가인 19만59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방산업체 앤듀릴 인더스트리즈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미 육군의 '소형 다목적 무인 차량 2차 사업(S-MET)'에도 도전장을 냈다. 현대로템과 LIG넥스원, KAI 역시 유럽과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수출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가장 큰 고비로 여겨졌던 한국수출입은행법 개정안도 국회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안은 한국수출입은행의 법정자본금을 10년 만에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늘리는 것이 골자다. 한국수출입은행의 법정자본금 한도소진율이 지난해 말 98.5%까지 치솟았던 상황에서, 법정자본금 증액에 따라 수출을 지원할 여력이 생겼다. 무역보험공사와 함께 금융 지원을 나서면 총 8조원 규모를 대출할 수 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의 통과로 폴란드뿐만 아니라 유럽·중동 국가와 방산 수출 계약을 추진할 때 더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방산주 주가 모멘텀(상승 동력)을 뒷받침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문제는 단기간에 급등한 주가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부담이 커졌다는 점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12개월 선행 PER은 6개월 전만 해도 8.24배였으나, 현재 17.32배로 2배 넘게 올랐다. 회사 수익 전망치보다 주가 상승 속도가 더 가팔랐다는 의미다.
반년 전엔 한 자릿수였던 현대로템과 LIG넥스원의 12개월 선행 PER 역시 각각 16.16배, 15.18배로 올랐다. KAI는 23.73배로 가장 높다. 글로벌 방산기업인 록히드마틴의 12개월 선행 PER이 16.6배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