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시뮬레이터 '큐이디(QED)'를 만든 크리에이츠가 결국 상장을 철회했다. 크리에이츠는 엔에이치기업인수목적20호(NH스팩20호)와 합병해 우회 상장할 계획이었지만, 기업가치가 과대 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오며 스팩 주주들이 주식을 팔자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하락한 상태다. 스팩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면 주주 입장에선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원금과 이자를 받아가는 편이 유리하다.

크리에이츠 전시장의 모습 /크리에이츠 제공

21일 크리에이츠는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상장 철회신고서를 통해 "최근 NH스팩20호의 주가 흐름 및 제반 주식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양사 상호 합의 하에 합병 계약을 해제함에 따라 합병 절차를 더 이상 이행할 수 없어 합병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크리에이츠는 자회사 QED를 통해 스크린 골프 연습장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로,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액이 563억원이었다. 국내에선 골프존의 경쟁사로 언급된다.

크리에이츠는 앞서 지난해 12월 말 NH스팩20호와 합병한다고 공시했다. NH스팩20호는 공모금 400억원의 '메가 스팩'이다. 주당 공모가는 1만원이었다.

21일 현재 NH스팩20호의 주가는 9670원까지 내린 상태다. 작년 12월 5일엔 93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양사 합병을 반대하는 스팩 주주들의 매도세 때문이다. 양사는 크리에이츠의 적정 시가총액을 3000억원대로 봤는데, 이를 골프존 시가총액(5000억원)과 비교하면 지나치게 과대 평가 됐다는 게 주주들의 입장이다. 골프존의 연 매출액은 5000억원이 넘어 크리에이츠와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당초 크리에이츠의 목표 시총은 최대 3979억원에 달했지만, 스팩 주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3506억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크리에이츠와 NH스팩20호의 합병 비율은 1대0.3444374에서 1대0.4005468로 상향 조정됐다. 이는 스팩 주식 1주 당 크리에이츠 주식 0.4005468주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NH증권 측의 노력에도 결국 스팩 주가가 공모가를 계속 밑돌자 양사는 합병 포기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만약 스팩이 합병에 실패해 청산된다면 정기 예금 이자를 더해 주당 1만580원을 받아갈 수 있으니, 현 주가 수준에선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주식매수청구권이란 합병에 반대하는 스팩 주주가 보유 중인 주식을 정당한 가격에 매수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기존 스팩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회사로 유입되는 돈이 줄어들면, 합병 대상 법인 입장에서도 해당 스팩과 합병할 이유가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