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당국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심사가 더욱 까다로워진다. 가상자산 거래소 임원진들의 자격을 기존 금융권 수준으로 맞추고, 부적합한 사업자의 신고는 당국이 직권으로 말소해 영업을 하지 못하게 할 수 있수도 있게 됐다.
6일 금융당국 및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시행령 개정안을 5일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사전·사후심사 완화 ▲대표자·임원 변경 신고 수리 후 직무 수행 의무 ▲실명계정 발급 역량 규정 ▲신고중단 관련 조항 신설 ▲직권말소 사유 추가 등이다.
지난해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는 국내 거래소 고팍스를 인수, 임원진 변경 신고를 제출했으나 금융당국은 이를 1년이 다 되도록 수리하지 않고 있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금융당국은 해당 건과 관련한 법적 공백을 메우려 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가상자산 거래소의 신고심사를 중단할 수 있는 조항이 신설된 점이다. 기존 특금법상에서는 임원진 등의 변경사유 발생 시 FIU(금융위원회)에 변경신고서를 제출하면 FIU는 이를 45일내 수리하고 결과를 통지해야 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으로 금융당국은 사업자들이 신청한 각종 심사를 중단할 수 있게 됐다. 신고 심사가 지연되거나 사실확인이 늦어지는 경우에도 이를 중단하고, 추후 6개월마다 재개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임원이 바뀌는 경우 금융당국의 신고가 수리된 이후, 직무를 시작하도록 했다. 지난해 고팍스는 바이낸스 임원진으로의 변경신고를 포함해 세 차례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이들은 신고 수리가 되지 않았음에도 경영에 참여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 같이 임원이 변경된 후에는 금융당국의 신고 수리 이후에 비로소 업무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
신고 심사가 강화된 것 뿐만이 아니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관련 법을 위반했거나, 부적합한 임원이 직무를 수행할 경우 금융당국이 사업자의 신고를 직권말소 할 수도 있다. 또 대표자, 임원의 결격사유 관련 조항도 신설됐다. 기존에는 임원진이 금융관련 법률을 위반한 경우만을 고려했으나, 형사소송이 진행 중이거나 금융당국이나 검찰 등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경우에도 사업자 심사가 중단될 수 있다. 또한 임원진이 실형을 받고 5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 사업자가 말소된다.
고팍스의 최대주주인 바이낸스는 지난해 제재 대상 국가의 자금세탁을 도운 혐의 등으로 미국 정부로부터 5조5000억원의 벌금을 물었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전 최고경영자 역시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이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변경안에 따르면 이 같은 사안을 안고 있는 사업자들은 변경신고 불수리 사유에 해당하게 된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심사 관련 규정이 명확하고 엄격해 진 것은 시장 질서 확립에 긍정적인 부분"이라며 "다만 VASP 갱신 신고를 앞두고 있는 중소 거래소 등에는 진입장벽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개정안은 다음달 4일까지 법제처 심사, 금융위 의결등의 절차를 거쳐 3월 중 도입될 예정이다.
IT조선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