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체 사업을 추진한다던 씨씨에스(충북방송) 최대주주가 반대매매로 지분을 모두 잃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새 최대주주가 방송사업자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면서 주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최대주주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할지에 대해선 의문이 일고 있다. 어쨌든 씨씨에스를 M&A한 세력은 초전도체 테마와 관련한 신사업을 추진할 수 없게 됐다.

그래픽=손민균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씨씨에스는 전 거래일 대비 12.95% 하락한 1109원에 거래를 마쳤다. 30일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한 데 이어 또다시 급락했다. 3개월 전 주가 폭락 사태 당시 이미 최대주주 지분이 8.64%(484만5670 주)로 감소한 상황에서 480만주가 추가로 증발했다. 남은 지분은 0.8%(44만5670주)다. 최다액출자자 변경 미승인으로 주가가 급락하고, 이 여파로 담보물로 제공된 주식이 반대매매되면서 최대주주 지위를 잃은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30일 컨텐츠하우스210의 씨씨에스충북방송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신청에 4월 30일까지 원상복구 명령을 통지했다. 이에 초전도체 테마로 상승세를 탔던 씨씨에스 주가는 급락을 면치 못했다. 최대주주 변경 전 주당 500원에 불과했던 씨씨에스는 한때 425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만큼 타격이 클 수밖에 없었다.

컨텐츠하우스210은 지난해 9월 200억원에 씨씨에스 지분 24.24%를 주당 1472.5원에 사들이며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같은 해 1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초전도체 물질이라 주장하는 ‘LK-99′ 개발과 관련된 권영완 고려대 교수와 김지훈 퀀텀에너지 전 리서치디렉터 등을 신규 이사로 선임하고, 사업 목적에 상온 초전도체 등을 추가했다.

인수자는 남의 돈으로 신규사업을 추진하려 했다. 인수 계약 체결 하루 만에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 계획을 공시했고, 1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결정했다. 잔금을 치르기 전 대부업체들로부터 주식담보대출 160억원을 끌어온 점도 의혹을 키웠다.

◇ 반대매매로 지분 잃은 M&A 세력, 계획 수포로

최대주주가 반대매매로 인해 지분을 대부분 잃으면서 이들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리 발행한 CB도 주식으로 바꾸지 못했고, 100억원의 유상증자도 아직 자금이 납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미 주가가 많이 올랐던 덕에 손해를 보진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대주주의 인수 단가(1472.5원)는 3개월 전 1차 반대매매 처분 단가(1927원)보다 높다. 이때 반대매매로 확보된 자금은 168억원이다. 2차 반대매매로 확보된 자금은 처분 단가 1274원을 가정했을 때 56억원으로 추정된다. 총 224억원으로 인수 대금과 이자 비용을 합하면 사실상 본전인 셈이다.

결과적으로 씨씨에스를 200억원에 매각한 전 최대주주 이모씨만 득을 보게 됐다. 이씨는 원상복구 명령에 따라 씨씨에스 주식 1358만2287주를 시장에서 사들여야 하는데, 현재 주가는 주당 매각 단가인 1472.5원보다 낮은 1100원대에 형성돼 있다. 다만 이씨가 다시 씨씨에스 최대주주에 오를지는 알 수 없다. 회사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회사를 팔겠다고 마음먹은 상황이라 되찾으려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수자 측 한 관계자는 “생각하지 못했던 조치라 공문을 받은 뒤 대응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씨씨에스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로 충청북도 충주시, 제천시, 음성군 등에 케이블TV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채널명은 CCS충북방송이다. 종합유선방송사업 외에도 각종 지역행사 유치, 프로그램 콘텐츠 유통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컨텐츠하우스210은 2021년 5월 자본금 1000만원으로 설립된 영상제작 및 광고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