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의 처남이 경영하는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 수천억원대 버스 회사 지분을 어떻게 정리할지 고심 중이다. 일부 기업에 투자한 펀드가 올해 말 만기를 맞는 만큼 슬슬 엑시트(투자금 회수) 준비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차파트너스는 당초 검토했던 기업공개(IPO)는 사실상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버스 회사들의 지분을 묶어 통매각하는 방안을 최우선으로 검토 중이다. 통매각이 어려울 경우 펀드 만기가 임박한 포트폴리오부터 따로 매각하거나 컨티뉴에이션 펀드(특정 자산을 장기 보유하기 위해 만드는 펀드)를 만드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20개 버스社 집어삼킨 '공룡'… 올해 11월부터 펀드 만기 도래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차파트너스는 보유 중인 서울·인천·대전·제주도 버스 회사 20개의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차파트너스는 조현식 고문의 처남인 차종현 대표가 이끄는 회사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준공영제 버스 회사를 소유 중이다. 최근 남양유업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최종 승리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소수지분 공개매수를 촉구하며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하기도 했으나, 주된 사업은 버스회사 인수 및 경영이다. 사회공공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으로 차파트너스가 보유한 버스는 총 1946대에 육박했다. 준공영제 덕분에 상대적으로 버스 회사 경영이 수월해졌다고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편입한 덕이다.

그래픽=정서희

전국의 버스 회사를 잇달아 집어삼킨 차파트너스가 엑시트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건 일부 펀드의 만기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퍼블릭모빌리티3호'와 '퍼블릭모빌리티1호' PEF의 만기가 올해 11월, 12월 차례로 도래한다. 3호 펀드는 2020년 11월에 설정됐으며 4년 만기로 운용 중이고, 1년 연장이 가능하다. 1호 펀드는 2019년 12월에 결성돼 5년 만기로 운용 중이다. 1년씩 2회에 걸쳐 연장 가능하다. 프로젝트 펀드의 만기는 보통 4~5년으로 설정된다.

3호 펀드는 특수목적법인(SPC) '강북모빌리티1호'를 통해 지난 2020년 12월 동아운수를 인수했다. 인수 가격은 620억원이었다. 1호 펀드는 산하에 '퍼블릭모빌리티1호' SPC를 두고 한국BRT, 명진교통, 동인여객, 대전승합을 지배하는 구조다. 한국BRT의 경우 차파트너스의 1호 펀드가 지분 80%를, 신촌교통이 20%를 보유하고 있다.

내년 5월 만기가 도래하는 '퍼블릭모빌리티2호' 펀드도 있다. 이 펀드는 '스마트인천모빌리티1호' SPC를 통해 강화교통, 삼환교통, 송도버스, '스마트미추홀모빌리티' SPC를 지배하고 있다. 그 중 송도버스는 페이퍼컴퍼니 '더퍼스트지엠12차'를 통해 성산여객을 지배하고 있으며, 스마트미추홀모빌리티는 인천스마트 합자회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2021년 12월 결성된 'ESG퍼블릭모빌리티' 펀드의 경우 만기가 2026년 말이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있는 편이다. 이 펀드는 도원교통, 신길교통, 세운교통, 선일교통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그 밖에도 차파트너스는 페이퍼컴퍼니 '더퍼스트지엠6차'를 통해 2022년 서귀포운수를 인수했다. 또 그리니치프라이빗에쿼티(PE)·칼리스타캐피탈과 함께 '그리니치ESG1호' 펀드를 만들어 2022년 서울 선진운수를, 지난해 2월 미추홀교통(옛 인천선진교통)과 인천 제물포교통을 사들였다.

◇ 통매각이 최선… 분할 매각이나 컨티뉴에이션 펀드는 차선책

당초 차파트너스는 IPO를 통한 엑시트를 고민한 것으로 전해진다. 펀드 밑에 있는 SPC를 상장하거나 버스 회사들을 하나의 페이퍼컴퍼니로 묶어서 지주사 상장하듯 IPO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부동산에서 나오는 수익을 배당하는 리츠(부동산투자신탁)나 사회기반시설에 투자하는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맥쿼리인프라) 같은 방식이다. 차파트너스 자체가 서울 지하철 9호선에 투자했던 맥쿼리인프라 출신 운용역들이 세운 회사다.

그러나 차파트너스에선 이 같은 IPO가 국내에선 워낙 생소하기 때문에 한국거래소의 문턱을 넘기 힘들 것이라고 것으로 판단, 상장 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증시에 맥쿼리인프라가 상장돼 있지만 이는 특이 사례다. 차파트너스가 버스 회사들을 이런 형태로 상장시키려면 공모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등 복잡한 절차가 필요하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차파트너스는 보유 중인 모든 버스 회사 지분을 통째로 묶어 매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회사 한 곳당 인수 금액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만큼, 통매각 시 금액은 수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통매각이 어렵다면 3호나 1호 펀드같이 만기가 임박한 펀드에서 투자한 회사들 위주로 먼저 매각하거나 컨티뉴에이션 펀드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컨티뉴에이션 펀드는 자산을 장기 보유하기 위해 PE들이 선택하는 수단이다. 만기가 도래한 기존 펀드의 자산을 넘겨받고 무한책임투자자(GP)는 그대로 차파트너스가 맡는 구조다.

한 PE 임원은 "준공영제 버스는 안정적이긴 하지만 요금에 대한 관리·감독을 지방자치단체가 갖고 있어 총선 같은 정치적 이슈가 있을 때 버스 요금이 동결될 수 있다는 외부적 리스크가 존재한다"며 "큰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여서 어떤 재무적투자자(FI)들이 관심을 가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