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디아지오로부터 윈저글로벌을 인수한 주체가 윈저글로벌의 현직 대표이사일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당초 알려진 바와 달리 파인트리자산운용이 인수를 아직 종결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단독] 윈저글로벌 인수 주체는 현 대표 미성년자 아들이 설립한 회사... 운용사는 500억 투자)

“윈저글로벌 매각이 완료됐다”는 공식 발표와 달리 디아지오가 아직 매각대금을 받지 못한 것이다. 인수금융을 단독으로 주선하는 우리은행은 이달 중 1200억원을 납입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너 닐랜드 디아지오코리아 대표이사가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 윈저글로벌 매각을 완료했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독자 제공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윈저글로벌의 인수금융은 이달 말 실행될 예정이다.

앞서 업계에서는 파인트리자산운용의 윈저글로벌 인수가 지난해 10월 완료됐다고 알려져 왔다. 당시 디아지오가 냈던 공식 입장 때문이다. 10월 27일 디아지오는 보도자료를 통해 “디아지오가 오늘 윈저글로벌 매각 계약을 체결하고 매각을 완료했다(Diageo has today signed and completed the sale of Windsor Global)”고 밝혔다. 코너 닐랜드 디아지오코리아 대표이사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보낸 이메일에도 이 같은 내용이 담겨 있다.

일반적으로 ‘매각 완료’는 인수대금 납입이 끝나고 소유권이 이전됐다는 것을 뜻한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윈저글로벌의 매각이 이미 종결됐다는 걸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 왔다.

그러나 주선사로 나선 우리은행은 아직 인수금융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은행은 총 12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전체 매각 대금 2000억원 중 500억원을 파인트리자산운용이 부담하고 12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하는 것이다.

윈저글로벌 인수 주체로 나선 회사는 PT W다. 이 회사는 디아지오코리아 재무이사 출신으로 윈저글로벌을 이끌고 있는 남경희 대표의 2004년생 차남이 자본금 1000만원으로 세운 법인이다. 이후 파인트리는 법인 설립 열흘 만에 PT W에 전환사채(CB) 형태로 500억원을 출자했다. 약 5000배의 레버리지를 일으킨 셈이다.

이번 윈저글로벌 매각 대금이 2000억원으로 알려진 만큼, 우리은행이 인수금융에 적용한 담보인정비율(LTV)은 60%로 추산된다. 통상 인수금융 LTV는 60% 미만으로 책정된다. 그만큼 이번 딜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봤다는 뜻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