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사옥 전경. /SK스퀘어 제공

SK그룹 중간 지주사 SK스퀘어(402340)가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이커머스 플랫폼 11번가 지분을 되사오지 않기로 하면서, 11번가가 강제 매각 수순을 밟게 됐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11번가 콜옵션 행사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FI인 국민연금과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 등은 드래그얼롱(Drag along·동반매도요구권)을 활용할 전망이다.

SK그룹은 2018년 FI에 11번가 지분 18.18%를 넘기면서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더불어 드래그 앤드 콜(Drag&call) 계약을 맺었다. 2023년 9월 30일까지 11번가 기업공개(IPO)를 완료하지 못하면 FI가 SK의 지분까지 함께 매각할 수 있도록 하되, 그 전에 SK그룹이 지분을 다시 되살 수 있는 권한(콜옵션)을 부여한 것이 골자다.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포기한 만큼 FI는 SK스퀘어가 보유한 지분(80.3%)까지 더해 시장에 매각할 전망이다. SK스퀘어의 콜옵션 행사 기한이 다음달 4일까지였던 만큼, FI가 이후부터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스퀘어는 지난해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며 11번가 IPO 준비에 나섰지만, 유동성 악화 등의 영향으로 실패했다. 이후 싱가포르 이커머스 업체 큐텐(Qoo10)과 11번가 매각협상을 벌였으나 실사과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상이 결렬됐다.

11번가는 부침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3분기에도 매출 1887억원에 영업손실 325억원을 냈다. 11번가는 지난 27일부터 만 35세 이상, 5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창사 이래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