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종목 주가가 수익성 개선 기대감 속에서 한 달 새 10% 가까이 올랐다. 중국의 철강재 생산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동력으로 작용했다. 다만 긴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수요 개선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철강지수는 지난달 22일 1880.49에서 전날 2063.17까지 한달 새 9.71%(182.68포인트) 상승했다. KRX 보험지수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KRX 철강지수는 글로벌산업분류기준(GICS) 분류에 따라 철강 부문에 해당하는 종목들의 유동 시가총액을 가중한 것으로, POSCO홀딩스(005490)와 현대제철(004020), 동국제강(460860), 동국씨엠(460850), 세아제강지주(003030), 세아베스틸지주(001430) 등이 구성 종목으로 포함돼 있다.
철강 종목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중국의 감산 가능성이다. 중국 정부가 탄소배출량 감축과 자국 내 부동산 경기 침체를 고려해 연간 철강 생산량을 제한하고 있어서다. 중국의 조강(쇳물) 생산량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7억1300만톤(t)으로 전년 동기보다 2.6% 오히려 늘어난 상태다. 정부 목표를 맞추려면 남은 기간 평균 조강 생산량을 15%가량 줄여야 한다. 전 세계 철강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의 감산은 공급 부담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원료 가격이 오르면서 철강재 가격도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중국에서 철광석은 현물 가격 기준 지난달 21일 톤(t)당 110.35달러에서 전날 124.65달러로 13% 올랐고, 같은 기간 호주산 제철용 원료탄 현물가격도 24.6% 상승했다.
증권사들은 철강사 실적이 올해 3분기를 저점으로 4분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의 올해 3분기 대비 4분기 영업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포스코홀딩스 6.6% ▲현대제철 13.1% ▲동국제강 29.3% 등이다.
문제는 수요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긴축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부동산과 가전 등 주요 전방 산업의 철강재 구매가 큰 폭으로 늘어나기 어렵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9월 정례회의에서 예상보다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할 수 있다(High for Longer)고 시사했다.
EU의 탄소국경세(CBAM)도 넘어야 할 산이다. EU는 다음 달부터 철강·알루미늄·시멘트·비료·수소·전력 등을 대상으로 CBAM을 시행한다. CBAM은 EU로 들어오는 수입품에 탄소배출량 1t당 CBAM 인증서 1개를 구매하는 것이 골자다. 2025년까진 전환기 단계로 보고 의무만 있지만,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한 철강사의 대규모 투자가 뒷받침돼야 하는 상황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철강사 수출에서 EU가 차지하는 비중은 13.5%로 동남아시아에 이어 2위"라며 "주요 수출 품목인 열연강판, 냉연강판, 아연도강판(자동차강판) 등 판재류 생산하는 철강사를 중심으로 CBAM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할 전망"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