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우주 기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1세대 우주 스타트업 컨텍이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다. 정부 주도의 우주 산업을 민간이 이어받는 ‘뉴스페이스’ 시대를 열어갈 기업들이 연이어 증시에 입성할 계획인 만큼, 컨텍의 흥행 여부에 투자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컨텍을 향한 긍정적인 시선이 더 많다. 성장성과 함께 우주 항공이라는 참신한 테마가 더해졌다는 평가다. 다만 정부 입김에 큰 영향을 받는 우주 기업의 홀로서기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여전히 남아있다.

이성희 컨텍 대표가 지난 5일 대전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에서 조선비즈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위성 모형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컨텍 제공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컨택은 내달 30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이번 IPO를 통해 1438만9041주를 상장한다. 공모 예정 주식은 206만주로 희망 공모가 범위는 2만300~2만2500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약 2921억~3238억원이다. 내달 6~13일 5영업일 간 수요예측 뒤 18~19일 일반투자자 청약을 진행한다. 상장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컨텍은 지난 2015년 1월 창업한 우주 분야 스타트업 기업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나로우주센터 연구원 등으로 근무한 이성희 대표가 세웠다. 컨텍은 위성과 연결해 데이터를 받는 지상국을 구축해 서비스와 위성으로부터 받은 데이터를 처리해 분석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컨텍은 상장 전까지 746억원의 누적 투자금을 유치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2018년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를 시작으로 2019년 신한금융투자와 위벤처스, 2021년에는 스틱벤처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대신증권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후속 투자로는 한국투자파트너스, 한국산업은행,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참여했고 이 과정에서 19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컨텍의 공모 흥행 결과를 기존 투자자뿐 아니라 다른 우주항공 스타트업들도 주목하고 있다. 컨텍이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아 물꼬를 터줘야 상장이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컨텍에 이어 상장을 준비 중인 국내 우주항공 기업으로는 루미르(초소형 위성), 이노스페이스(하이브리드 로켓),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액체 연료 기반 소형 로켓), 나라스페이스(초소형 위성) 등이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컨텍의 흥행을 점치는 의견이 더 많다. 참신함과 상징성을 함께 갖춰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컨텍은 기술특례상장 방식을 택했는데, 한국거래소가 지정하는 2개의 전문평가기관 (한국평가데이터, 한국발명진흥회)에서 기술성 평가를 모두 A등급을 받았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미국 우주 기업인 스페이스X를 필두로 우주 산업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컨텍으로 투자 심리가 쏠릴 수 있다”며 “주식 시장이 신선한 걸 좋아하는 만큼 공모가도 상단을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컨텍의 상장 공모 중 신주 모집이 전체의 97.07%(200만주)에 달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구주 매출이 높을 경우 최대주주가 기업의 추가 성장에 자신이 없어 보이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최대주주가 향후 기업 주가에 자신이 있다면 굳이 주식을 팔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구주 매출은 공모가가 높을 경우 최대주주 수익도 즉각 커지기 때문에 최대주주가 공모가를 뻥튀기할 수 있다는 의심을 받기도 한다. 또 청약에 참여하는 투자자보다 기존 투자자들의 수익을 우선시하는 것처럼 보여 공모 흥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국내 우주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는 독자 개발한 엔진 검증용 시험 발사체 '한빛-TLV' /이노스페이스 제공

다만 컨텍이 선정한 비교 기업에 대한 적절성 논란도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지난해 매출액이 6조5000억원이 넘는데 컨텍은 128억원에 불과하다. 또 다른 비교 기업인 제노코(361390)는 시가총액은 전날 기준 1290억원으로 컨텍보다 규모가 작지만, 지난해 매출액은 500억원을 기록해 컨텍의 4배가 넘는다.

또 뉴스페이스(우주 개발이 정부 주도에서 민간으로 이전되는 것) 자체가 리스크라는 의견도 있다. 미국의 경우도 올드스페이스에서 뉴스페이스로 변화를 거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기업이 실적을 내지 못해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뉴스페이스 기업들은 상장할 때보다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위성 사진과 데이터 전문기업인 플래닛 랩스는 2021년 4월 상장 시점과 비교하면 주가가 5분의 1토막이 났고, 소형 위성을 띄우는 스파이어 글로벌도 3년 만에 주가가 90% 넘게 하락했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우주 항공 분야는 워낙 정부 영향력이 크다 보니 정부 지원 없이도 민간 기업이 잘 해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성장성이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꿈의 영역으로 보이기도 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