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대기 자금인 여윳돈을 안전하게 관리하면서 약간의 수익도 낼 상품으로 ‘파킹형’ 상장지수펀드(ETF)가 떠오르고 있다.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 한국 무위험 지표 금리(KOFR), 미국 무위험 지표 금리(SOFR) 등 특정 금리를 기초지수로 해 일정한 이자를 받는 상품이다. 매일 이자 수익이 쌓이고 부도 위험도 거의 없어 ‘안전 지향형’ ETF로도 불린다. 다만 대부분 파킹형 ETF는 거래량이 극도로 적어 원하는 가격에 매매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엔 주의가 필요하다.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이달 8일까지 최근 한 달간 삼성자산운용의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ETF의 설정액은 2274억원에서 8976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이 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 설정액도 4조9477억원으로 2000억원 증가했다. 두 상품은 CD 금리를 기초지수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ETF다. CD 금리를 활용한 ETF는 91일물 CD 금리를 1영업일씩 나눠 누적하는 복리 구조를 가진다.

KOFR과 SOFR 금리를 이용한 ETF 설정액도 대체로 늘었다. KOFR을 따라 움직이는 ETF는 잔존 만기가 하루(1영업일)인 초단기 국채·통안채를 담보로 하기 때문에 금리 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이 거의 없는 상품이다. 매일 이자 수익이 확정된다. 은행의 파킹 통장이나 증권사 예탁금 이자율보다 금리가 높다. 사실상 무위험이란 점에서 은행 예금 비슷하지만, 정기 예금과 달리 아무때나 팔아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 국내 상장된 KOFR ETF는 4종이다. 이달 9일 기준 이들 ETF의 총 설정액은 4조8000억원으로, 지난 한 달간 3357억원이 유입됐다.

SOFR은 미국 국고채를 담보로 하는 거래에 기반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미국달러SOFR금리(합성)’ ETF는 설정액이 271억원에서 402억원으로 50% 가까이 늘었다.

그래픽=손민균

일종의 안전 자산인 파킹형 ETF로 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의 거래량이 극히 적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거래량이 적으면 원하는 가격에 거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국내 상장된 CD 금리·KOFR·SOFR 추종 ETF 13종목 중 4종목의 일평균 거래 대금은 10억원 미만이었다. 이 중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 미국달러SOFR금리액티브(합성)’ ETF의 하루 거래량은 79주, 일일 거래 대금은 382만원에 불과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히어로즈 미국달러SOFR금리액티브(합성)’ ETF도 일일 거래 대금이 6665만원으로 1억원을 밑돌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식뿐 아니라 ETF도 거래량이 적은 종목이라는 것은 매수 호가와 매도 호가가 만나기 어렵다는 의미”라면서 “따라서 거래량이 적은 종목을 거래할 때 원하는 가격보다 한 호가 내려서 팔거나 올려서 사야 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