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의 1·2인자이자 사실상 경쟁자인)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를 한 협의체에 모은 건 굉장히 상징적입니다."

최서룡 한국투자증권 플랫폼본부 상무는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에서 진행된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3월 토큰증권(ST) 협의체인 '한국투자 ST 프렌즈'를 결성하면서 관련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바 있다. 이 협의체에 카뱅과 토뱅이 포함돼 있는데 이와 대해 최 상무는 "한투와 카뱅, 토뱅이 같이 (플랫폼을) 하면 우리나라 스마트폰 이용자의 4분의 3은 커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서룡 한국투자증권 플랫폼본부 상무가 3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사무실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문수빈 기자

ST 프렌즈의 구성원은 카뱅과 토뱅 외에도 솔루션 개발업체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블록체인 전문 개발업체 오픈에셋, 조각 투자 업자 펀더풀과 밸류맵 등이 포함돼 있다.

여기서 조각 투자란 투자 재상 자산을 여러 명이 투자해 지분을 쪼개 보유하는 것을 뜻한다. 기존에 접근성이 낮았던 고가의 미술품과 건물에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게 조각 투자의 핵심이다. 한투는 한투 ST 프렌즈를 통해 ST 관련 플랫폼을 연내에 구비하고 조각 투자 기업들을 해당 플랫폼에 입점시켜 생태계를 넓힐 방침이다.

ST 흥행 성공의 키인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한투는 대형 인터넷전문은행과 손을 잡았다. 그는 "(카뱅-토뱅과 함께 만들 분산원장에) 고객이 진입하기 편리하게 돼 있으면 많은 업체가 입점해 새로운 상품(기초자산)을 가져와서 ST를 발행하려고 할 것"이라며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토큰증권 발행(STO) 사업을 추진하는 다른 금융사와 한투의 다른 점에 대해 최 상무는 ST를 바라보는 시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STO를 증권사의 새로운 먹거리로만 보지 않는다"며 "고객들에게 새로운 투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무언가라고 생각하고 접근한다"고 부연했다.

한투는 기초자산의 다양화를 ST 사업의 취지로 보고 있다. 최 상무는 "100억원 상당의 건물로 5% 수익을 냈다고 하면 괜찮은 거래지만, 이를 조각 투자의 방법으로 '10만원을 투자해 5000원의 수익을 냈을 때 투자자가 기뻐할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STO를 단순히 (기초자산을) 작게 자른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새로운 기회가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을 기초자산으로 학자금 대출이 ST로 될 수 있다"며 "(STO 사업엔) 무궁무진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이유로 STO 시장이 활성화되면 투자 문화가 바뀔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시장이 조성되는 초기에는 유통보단 발행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게 최 상무의 예측이다. 그는 "유통 시장이 엄청나게 성장할 것 같진 않다"며 "유통이 많이 되려면 변동성이 커야 하는데, ST 상품 자체가 변동성이 큰 상품인지에 대해선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한투는 유통보다 발행과 청산으로 STO 시장을 접근할 계획이다. 최 상무는 "펀드는 매니저가 운용을 하고 책임은 투자자가 지는 방식이어서 매니저의 성과대로 투자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며 "하지만 ST는 투자자가 직접 어떤 계약에 투자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다"고 했다. 투자자가 기초 자산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ST의 발행 시장이 기대된다는 뜻에서다. 그러면서 "계약에 대한 보상은 (수익뿐만 아니라) 여러 형태가 될 수 있다"며 "형식이 체계화되면서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다만 STO가 안정적으로 제도권에 들어오기까지의 우려되는 점도 있다. 최 상무는 "블록체인 메커니즘이 (증권사) 레거시 시스템과 잘 붙어 연동돼야 하는데, 두 시스템 간 계정과목이 다르다면 붙이기 어려운 기술적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 외에도 "어디서부터 토큰화를 할 것인가도 고민"이라며 "(ST 발행엔) 청약, 배정, 환불이라는 기본적인 프로세스가 있는데 투자자가 청약을 위해 현금을 거는 것부터 예수금 토큰으로 바꿔서 시작해야 하는지, 아니면 청약은 증권의 방식으로 하고 그다음 단계에서 토큰으로 바꿔야 하는지 등이다"라고 했다. 최 상무는 "기존의 계좌 체계와 새로운 시스템을 붙이는 방법은 모든 증권사에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한투는 중앙집중식 계좌부에 기재하는 기존 증권과 달리 분산원장에 기재되는 토큰증권의 묘(妙)를 살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최 상무는 "블록체인이 가진 특성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투자 문화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매출과 성장이라는 개념이 포함된 ST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건강한 시각으로 ST를 통해 건강한 투자 문화를 실현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