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들은 외국계 증권사가 상장사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하면 해외 투자자 자금 유치로 보고 '호재'로 해석하곤 한다. 물론 실제로 전망을 좋게 보고 사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는 단기 매매용이거나 대차거래 용도로 지분을 취득한 것일 수 있다. 이 경우엔 주가가 기대와 다르게 움직일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러스트=정다운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모건스탠리는 최근 메타바이오메드 지분 5.90%를 '단순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상장사 지분을 5% 이상 보유하면, 누구라도 주식 보유 상황에 대해 공시해야 한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에는 세코닉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디와이피엔에프, 현대로템 등에서 지분 5% 이상을 갖고 있다고 공시했다.

주로 개인투자자들이 의견을 교환하는 메타바이오메드 종목 게시판에는 이를 긍정적 소식으로 해석하는 글이 올라왔다. 최근 주가가 빠르게 상승했는데, 외국계 증권사도 기업가치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투자한 게 아니냐는 내용이었다. 기대와 달리 지분 공시 다음 날, 메타바이오메드 주가는 4%대 하락세로 마감했다.

모건스탠리의 지분 매수 의도는 알 수 없지만, 기업가치가 매력적인 것 이외 다른 목적이 있을 수 있다. 모건스탠리, UBS,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증권사가 제공하는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를 이용하는 헤지펀드 물량일 수 있어서다.

PBS란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대차와 증권 대여, 리서치 등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를 의미한다. 헤지펀드는 주로 현금, 스왑북을 이용해 주식을 거래한다. 이중 스왑북은 펀드 자산을 담보로 증권사에 돈을 빌려 주식을 매매하고, 손익만 가져가는 방식이다. 실제 거래는 헤지펀드가 하더라도 거래 신고나 공시 의무는 PBS 계약을 맺은 증권사가 대신하는 구조다.

외국계 증권사들은 이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증권사는 스왑북 서비스로 높은 대출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하루 단위로 수수료가 책정되고, 비용 부담이 큰 편이어서 주로 단기 거래에 활용된다.

단기 거래로 보유 상황 공시도 자주 낸다. 지분 5% 이상부터는 한 주만 거래해도 공시 대상이 된다. 지난달 23일 JP모건은 디젠스 지분 3.77%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주식을 사들이다가 18일 기준으로 5%가 넘어 신규 보고의무가 생겼는데, 그새 지분을 정리하면서 기준 미달에도 보유 상황을 공시했다. JP모건은 윈텍 지분 6.73%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는데, 일주일 만에 3.70%로 낮췄다고 3일 공시하기도 했다.

또 외국계 증권사가 대차거래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지분을 사들이다가 5% 이상 지분을 보유했을 가능성도 있다. PBS에서는 공매도가 가능한데, 빌릴 물량이 없다면 증권사가 지분을 사들여 대차할 수 있다.

상장지수펀드(ETF) 헤지용 공매도가 필요할 수도 있다. 해당 종목이 ETF에 편입됐다면 유동성 공급 차원에서 공매도 거래가 필요할 때가 있어서다. 코스피200, 코스닥150지수 편입 종목에 이외에도 유동성 공급(LP) 목적으로 공매도 거래가 가능하다. 이 물량을 제공하려는 목적일 수도 있다.

CFD(차액결제거래)발 지분 신고일 가능성은 낮다. CFD발 폭락사태 이후 신규 매수가 막혔기 때문이다. 제도가 바뀌기 전에는 개인투자자가 전문투자자 자격으로 CFD 계좌를 활용해 매수하면, 해당 증권사와 계약을 맺은 외국계 증권사 창구로 거래가 잡혔다.

다만 외국계 증권사라 하더라도 내부 부서마다 지분을 매입하고 공시하는 목적이 달라 특정 의도로 한정 짓기는 어렵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PBS를 제공하는 외국계 증권사가 지분 신고를 해도, 어떤 목적이었는지는 변동이 있을 때까지 알기 어렵다"며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5% 지분 공시를 내는 것이기에 이를 해석하고 투자하는 건 각자 재량에 맡겨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