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라덕연 일당으로 인한 대규모 주가 조작 사태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 불공정거래 신고자에게 포상금을 최고 40억원까지 주겠다는 대응 방안을 내놨지만 그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최고 한도인 20억원에서도 한 번에 가장 많이 나간 포상금이 6000만원도 채 되지 않기 때문이다. 불공정거래를 신고해 1억원을 받기도 힘든 상황에서 40억원으로 늘린 건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대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불공정거래를 신고해 포상금을 준 사례 중 한 번에 가장 많이 지급된 금액은 5920만원이다. 지난 2016년 신고 건이며, 어떤 사안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당시 지급된 금액은 최고 한도인 20억원의 3% 수준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난달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국회에 '일부 종목 시세조종 사건 관련 대응 경과 및 향후 계획'을 제출하면서 재발 방지 대책 중 하나로 포상금 한도를 현재의 2배인 40억원으로 상향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실제 지급되는 포상금은 바닥 수준이면서 최고 한도만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주가 조작 범죄를 근절하겠다며 포상금 제도를 건드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에도 정부는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기존 금감원 1억원, 한국거래소 3억원이던 최고 포상금을 20억원으로 올렸다.
포상금의 최고 한도는 로또 1등 수준이지만, 문제는 그동안 지급된 평균 포상금이 2000만원에도 못 미친다는 점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이미 최고 포상금이 20억원이었던 2016년 포상금 지급건수는 5건으로 평균 포상금이 2415만원이었다.
이후 5년 동안 지급건수와 평균지급액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매해 포상금 지급건수와 평균포상금액은 차례로 ▲2017년 5건, 1745만원 ▲2018년 3건, 2080만원 ▲2019년 2건, 1910만원 ▲2020년 5건, 2480만원 ▲2021년 1건, 1185만원 등이었다. 6개년 평균 포상금은 2116만원이다. 최고 포상금의 1% 수준이다. 지난해엔 아예 포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당시 포상금 지급이 전무했던 이유에 대해 "제보된 것들이 조사로 연결되는 게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포상금 최고 금액에 비해 실제 수령 금액이 낮은 이유는 포상금 산정 기준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2021년 금융위는 "포상금 산정 방식이 비교적 엄격해 포상금 지급이 활성화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발표하면서 이 기준을 손질했다. 하지만 올해 평균 포상금 수령액도 5425만원에 그쳤다. 과거에 비해 늘긴 했지만 최고 포상금인 20억원엔 턱없이 못 미치는 수치다.
포상금은 기준금액과 기여율의 곱으로 산정된다. 신고 내용의 중요도에 따라 1~10등급으로 나뉘는데, 기준금액은 이 등급에 따라 결정된다. 등급은 ▲자산총액 ▲일평균 거래금액 ▲적발된 위반행위의 수 ▲조사결과 조치(과징금, 검찰고발 여부 등)의 요소로 결정된다. 중요도 등급별 기준금액은 1등급 20억원, 2등급 10억원, 3등급 2억원, 4등급 1억5000만원, 5등급 1억원, 6등급 7000만원, 7등급 5000만원, 8등급 3000만원, 9등급 2000만원, 10등급 1000만원이다.
기여율은 신고의 구체성, 적합성에 따라 0~100%로 책정된다. 구체적으로 ▲육하원칙에 따른 구체적 적시 여부▲관련 증빙 자료 제출 여부 ▲사건 핵심인물 포함 여부 ▲조사단서로서 충분 여부 ▲협조 여부 ▲위법행위의 시의성 여부 ▲신고내용과 전체 조사결과 부합 정도 ▲신고자와 위법행위자 관계 ▲위반행위자 신분 ▲위반행위 발생일로부터 경과 정도 등으로 결정된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교수는 "불공정거래 신고 포상금은 맥시멈을 정하는 게 아니라 미니멈을 정해 '최소한 얼마를 주겠다'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맥시멈을 정하면 1원을 주든, 10원을 주든 상관없는 거라 제도를 미니멈으로 규정했을 때 이같은 범죄를 사회가 통제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학계 관계자는 "주가 조작과 같은 불공정거래는 제보가 없는 이상 당국이 인지하기가 대단히 어렵다"며 "(신고자는) 어떤 방식으로 범죄가 일어나는지 설명하는 주체인데 이들에게 포상금을 현실적(인 수준)으로 지급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