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뿐 아니라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도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매도 폭탄으로 주가가 급락하기 직전 보유 주식 일부를 처분한 것으로 알려져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처분 시점이 주가 폭락 직전이었던 만큼 주가 조작을 미리 알고 매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지난 24일 다우데이타(032190)와 서울가스 등 8개 상장사(서울가스·대성홀딩스·삼천리·선광·세방·다올투자증권·하림지주·다우데이타)가 동시에 하한가를 기록한 일을 두고, 작전 세력에 의한 주가 조작이라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검찰과 금융당국은 관련 사안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회장(왼쪽)과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영민 회장은 지난 17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보유한 서울가스(017390) 주식 10만주를 매도했다. 매도 단가는 주당 45만6950원으로, 이번 매도로 김 회장은 456억9500만원을 현금화했다. 김 회장의 서울도시가스 지분은 기존 11.54%에서 9.54%로 낮아졌다.

김 회장 매도 직후 서울가스 주가는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 18일부터 4거래일간 약세를 보였고, 지난 24일부터는 나흘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날은 전날보다 1만5200원(13.49%) 상승한 12만7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영민 회장뿐 아니라 김익래 다우키움그룹회장 역시 지난 20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를 매도했다. 매도 단가는 주당 4만3245원으로 현금 605억원을 확보했다. 김 회장 지분은 기존 66.91%에서 63.26%로 줄었다. 다우데이타 또한 지난 24일부터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한 뒤 약세를 거듭하고 있다. 이날은 5.34%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두 회장의 주식 매도 시점을 두고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주식 매도가 주가 폭락 직전에 이뤄지면서 주가 조작을 사전에 인지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황현순 키움증권(039490) 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업계 시장 현안 소통 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김 회장의 다우데이타 매각 시점은) 공교로울 뿐이고 우연이다”고 말했다. 주가 조작 세력인 라씨와 알고 지낸다는 의혹에는 “아니다. 직을 걸겠다”고 밝혔다.

한편 주가가 크게 올랐음에도 최대주주가 주식을 일절 매도하지 않은 기업도 있다. 지난해 초와 중순 최대주주인 심충식 부회장이 주식 12만3848주를 매도한 선광을 제외하면, 5개 상장사(삼천리(004690)·대성홀딩스(016710)·세방(004360)·다올투자증권(030210)·하림지주(003380)) 모두 최대주주가 주식을 처분하지 않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행동주의 펀드가 국내 증시를 한차례 휩쓸고 가면서, 지분이 넉넉해도 팔기 꺼리는 최대주주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이번 사태를 주도한 세력이 지주회사를 노린 이유도 이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주식을 매도하지 않은 5개 사장사의 최대주주 지분은 삼천리 8.34%, 대성홀딩스 39.9%, 세방 17.99%, 다올투자증권 25.07%, 하림지주 21.1%다.

한편 검찰과 금융당국은 이와 관련해 전방위적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전날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총괄과는 주가 조작 의혹을 받는 H투자컨설팅업체의 서울 강남구 소재 사무실과 컨설팅 업체 관계자의 주거지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금융위 요청에 따라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10명을 지난 24일 출국금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