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금속회사 삼아알미늄(006110)이 상장 이후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리튬이온배터리(LIB) 양극재의 전기를 모아주는 양극집전체를 생산하고 있는데, 최근 주식시장에서 2차전지 테마에 투자 자금이 몰리면서 삼아알미늄 주가도 큰 폭 오른 것이다.

특히 올해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도요타쯔우쇼 등이 삼아알미늄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요주주가 되면서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삼아알미늄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아알미늄 주가는 올해 들어 40% 가까이 올랐다. 특히 이번 달 주가 상승 폭이 컸는데, 지난 15일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순매수하면서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는 4031만주(202억원)를 순매수했고, 하루 만에 외국인 보유 비중이 기존 24%에서 37%로 껑충 뛰었다. 16일에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주가는 장중 6만원을 넘었다. 상장 이후 최고가다.

그래픽=손민균

알루미늄박 국산화를 목표로 1969년 설립된 삼아알미늄은 당초 담배, 의약품, 식품 포장재와 같은 저부가가치 제품과 전기·전자용 알루미늄 호일을 주로 생산해 왔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전기차의 2차전지 양극박 사업 부문에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 삼아알미늄은 1998년 국내 최초로 2차전지 양극박 소재를 개발한 이후 일찌감치 LIB 외장재용 포일과 양극집전체용 알루미늄박을 개발했는데, 관련 제품 생산이 회사의 주력 사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삼아알미늄이 생산한 제품은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삼성SDI(006400)와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에 모두 공급되고 있다. 프랑스 배터리 업체 ACC와 스웨덴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 미국 리비안에도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LG에너지솔루션과 일본 도요타의 종합상사인 도요타쯔우쇼가 삼아알미늄의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삼아알미늄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각각 10.20%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기존 최대주주였던 일본 동양알미늄의 지분이 기존 33.4%에서 24.97%로 줄었고, 한남희 삼아알미늄 회장의 지분도 9.86%에서 7.38%로 감소했다. 재무적 투자자인 제이케이엘 이에스지 미래모빌리티 밸류체인 사모투자합작회사도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7.38%를 확보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한남희 회장이 LG에너지솔루션과 한배를 탔다는 점이다. 한 회장은 유증 과정에서 지분을 확보한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지분을 매각할 때 동일 조건에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을 적용, 특별관계자로 묶였다.

세계적으로 배터리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 대응해 삼아알미늄도 생산 능력을 대폭 확장할 계획이다. 삼아알미늄은 경기도 평택 포승공장에 2차전지 양극박 전용 압연 생산 공장을 증설 중인데, 올해 9월 증설이 완료되면 회사의 압연 생산능력이 기존 2.7만t에서 4만t으로 증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