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음반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의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자마자 본인이 설립한 회사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예고했다. 현 경영진이 내린 결정에 반대하면서 창업주가 본인이 세운 회사를 상대로 분쟁을 벌이는 셈이다.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도 이런 사례가 나와 관심이 쏠린다.

SM은 최근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가 전권을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이른바 'SM 3.0′ 계획을 지난 3일 공식 발표했다. 그리고 나흘 후 카카오(035720)가 SM이 발행한 123만주 규모 신주와 전환사채 114만주를 2171억원에 인수해 SM의 지분 9.05%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SM의 2대 주주가 됐다.

그런데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가 돌연 회사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예고했다. 카카오가 SM의 지분을 인수하기로 한 것은 "본인인 최대주주의 동의 없이 결정된 것"이라며 분쟁을 예고했다. 이수만은 현재를 "경영권 분쟁 상황"이라고 정의하면서 "SM은 현재 상당한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신주를 발행해 카카오에 매각할 만큼 막대한 자금을 조달할 경영상 필요성이 없다"고도 했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SM엔터테인먼트 제공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고, 10일에는 하이브(352820)가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가 가진 지분 상당수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하이브는 이 전 총괄프로듀서가 가진 지분 18.46% 가운데 14.8%를 4228억원에 인수하고, 추가로 7100억원을 들여 소액주주가 가진 주식 공개매수에도 나서겠다고 했다. 하이브는 소액주주가 가진 주식 중 최대 595만여주를 12만원에 취득할 계획인데, 예정대로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하이브는 SM의 지분 40% 정도를 확보할 전망이다.

창업자가 본인이 차린 회사와 분쟁을 벌이는 사례는 반도체 절삭 기술로 유명한 코스닥 상장사 에이피티씨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를 설립한 최대주주 김남헌 전 대표는 최근 회사를 상대로 회계장부와 이사회의사록 열람, 신주발행 무효 등 다수 소송을 제기했다.

SK하이닉스(000660)에 반도체 제조 식각 공정 장비를 납품하는 에이피티씨는 김남헌 전 대표가 설립했다. 에이피티씨는 KB인베스트먼트 출신 최우형 대표가 전문경영인으로 합류한 이후 흑자 전환하고 사세를 키웠는데, 이 과정에서 김 전 대표와 최우형 대표는 특별관계인으로 묶였다. 그런데 지난해 두 사람이 지분 공동 목적 보유 관계를 해소하면서 미묘한 변화가 나타났다. 당초 김 전 대표와 최 대표는 특별관계인으로 총 28.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난해 11월 특별관계가 해소되면서 지분이 각각 13.95%, 13.45%로 분리됐다.

이후 김 전 대표는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특히 김 전 대표는 에이피티씨가 지난해 11월, 회사가 사모펀드 비엔더블유에이스를 대상으로 155만4770주를 발행(유상증자)하기로 한 결정에 대한 신주발행 무효의 소를 제기했다. 회사는 지난해 결정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정에 대해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으로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김 전 대표는 본인이 보유한 에이피티씨 지분에 대한 매각 의사를 밝힌 상태다. 다만 김 전 대표가 매각하려는 지분을 인수한다고 해도 경영권을 확보할 수 없어 매각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