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10~12월)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의 악재 속에도 10곳 중 3곳의 상장사는 이익이 시장의 예상치를 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의 예상치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한 기업들 다수는 산업재 또는 경기소비재를 파는 기업들이다.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사옥. / 뉴스1

8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이 증권사가 분석하고 있는 주요 200개 기업(유니버스 200종목) 중 지난 6일까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개한 곳은 66개사였다. 이중 19개사(28.7%)는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보다 더 나은 실적이 나왔다고 발표했다.

기업별로 보면 아모레 퍼시픽 그룹(아모레G)이 4분기 영업이익이 786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495억원)보다 158.8% 높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아모레 퍼시픽 그룹은 19곳의 기업 중 컨센서스 상향 비율이 가장 높다. 건설사인 삼성엔지니어링도 4분기 214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시장예상치(1539억원)보다 40% 가까이 더 큰 이익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032640)(2866억원), 현대일렉트릭(512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3128억원) 등의 기업도 20% 이상 시장 컨센서스보다 돈을 더 번 기업들이다.

업종별로는 화장품, 자동차 등 경기소비재 산업에 속하는 기업 6곳이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고 기계 등 산업재를 파는 기업들도 5곳이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보였다. 반면 에너지, 소재, 유틸리티 등의 산업군에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기업이 한 곳도 없었다.

그래픽=손민균

일부 기업들이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했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까지는 기업이익 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어닝 서프라이즈 기업이 적고 대부분의 기업 실적이 좋지 않은 것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한) 경기 악화가 현실화되는 과정이기도 하고 특히 4분기에는 임직원 성과급 등 1회성 비용을 많이 쓴 기업들이 많아 이익이 줄어든 기업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현대‧기아차 등 환율 효과로 실적이 개선된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다수의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지난해 4분기는 물론 올해 1분기까지 악화하는 과정에 있다"라면서 "다만 1분기 이후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발표 등 글로벌 경기 회복이 이뤄지면 국내 기업들의 이익 수준도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