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071050))이 카카오뱅크(323410) 주가 상승으로 인해 한 달 만에 3300억원이 넘는 평가 이익을 얻었다. 한투증권은 지난해 12월 27일 1주당 2만6000원이 조금 넘는 금액을 주고 그룹사가 보유했던 카카오뱅크 주식을 사왔다. 그런데 카뱅 주가가 매수가보다 10% 가까이 오르면서 평가 이익이 발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카카오뱅크 주가가 지금보다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한다.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 사진 = 한국투자증권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27일 그룹 계열사인 한국투자밸류운용(1억1048만4081주)과 한국금융지주(1904만9643주)에서 보유하고 있던 카카오뱅크 주식 1억2953만3724주(지분율 27.18%)를 1주당 2만6350원에 인수하며 카카오(035720)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총 인수금액은 3조4132억원이다.

한투증권이 지분을 취득한 후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꾸준히 올랐다. 지난 27일에는 2만8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개월 전 한투증권의 취득가보다 2550원(9.6%) 높은 가격이다. 한투증권의 카뱅 지분 평가액도 이 기간 3303억1099만원 증가했다.

다만 한투증권의 재무제표에 반영되는 지분평가 가치는 카카오뱅크 주가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 카카오뱅크 지분은 한투증권 재무제표에 주식 취득원가, 순자산 가액, 장부금액 등으로 반영되는데 순자산 가액은 카카오뱅크 자기자본에 지분율을 적용한 수치다.

그래픽=손민균

향후 카카오뱅크 주가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전망도 밝은 편이다. 하나증권은 지난 18일 카카오뱅크 목표가를 기존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16.67% 상향했다. 신한투자증권, 교보증권, DS투자증권도 이달 들어 카카오뱅크 주가를 종전 목표가보다 16~30%가량 올렸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카카오뱅크의 저원가성예금 비중이 전체 조달 자금의 60%가 넘을 것으로 분석하며 이렇게 낮은 금리로 조달한 자금으로 카카오뱅크가 다른 은행에 비해 적극적인 대출 영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집중하고 있는 전월세 자금, 모기지, 개인사업자대출 취급에 있어 다른 은행에 비해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한투증권은 카카오뱅크 지분을 매각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지분 매각과 관련된 계획이 없다”라며 “(재무적) 투자 목적이 아니라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을 함께 하기 위한 전략적 제휴 관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