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이 빚을 내서 가장 많이 매수하는 주식은 반도체 기판 제조사 심텍(222800)과 도시가스 기업 삼천리(004690)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시가총액의 6% 가까운 금액이 신용거래융자(증권사 자금을 빌려 투자한 자금)로 주식을 산 물량이다. 또 자동차 부품회사 모트렉스(118990), 농기계 전문기업 TYM(002900) 등도 ‘빚투’가 몰렸다. 신용융자잔고 비중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는 의미다. 다만 증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과도한 빚투는 위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삼천리 여의도 본사 전경.

20일 미래에셋증권(006800)에 따르면 시가총액 3000억원 이상이고 증권사 2곳 이상의 주가 추정치가 있는 기업 중 신용잔고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심텍과 도시가스 기업 삼천리이다. 전체 시총의 5.9%(이하 19일 종가 기준)가 신용잔고로 투자된 빚투였다. 각 기업의 시가총액을 고려하면 심텍은 557억원, 1105억원 가량이 신용거래융자로 투자된 셈이다.

또 자동차 부품회사 모트렉스(5.7%), 농기계 기업 TYM(5.5%), 게임회사 컴투스(078340)(5.3%), 휴대폰 부품 제조사 이랜텍(054210)(5.3%) 등도 시총의 5% 넘는 금액이 빚투 자금이었다.

빚투 비중이 높은 종목 중에선 이랜텍의 주가가 가장 크게 올랐다. 최근 1개월 간 주가 상승률은 21.4%다. 지난 3일 장중 1만600원까지 하락했던 주가는 19일 1만3800원까지 올랐다. 삼천리도 같은 기간 주가가 17.9% 상승했다. 반면 모트렉스는 같은 기간 주가가 12.4% 내렸다.

김용태 브로드써밋파트너스 대표는 “시총이 비교적 작은 중소형 기업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되고 있고, 미래 산업 전망도 좋다는 분석이 나와 일종의 테마가 형성되고 있다”며 “이런 움직임을 파악한 일부 투자자들이 신용융자로 빚투에 적극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손민균

신용융자 거래 비중이 높은 종목은 주가가 상승하면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도세가 늘 수 있어 주의도 필요하다.

이충헌 밸류파인더 대표는 “요즘 중소형주 중심으로 유행을 하는 섹터가 계속 변하면서 순환매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어 과도한 빚투는 주의해야 한다”라면서 “특히 개인투자자의 신용융자 비중이 높은 종목들은 주가가 오르면 빚투 자금이 갑자기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투자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