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하는 초대형 신도시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한 PM(건설사업관리) 전문기업 한미글로벌(053690)이 자기 주식을 매도해 290억원의 뭉칫돈을 쥐게 됐다. 임원진들도 보유 주식을 팔아치워 차익실현에 나섰다. 한미글로벌은 최근 네옴시티 관련주로 꼽혀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는데, 임원진이 주식을 매도하면 해당 주식 가격이 고점이라는 신호로 해석되는 경우도 있어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사우디아라비아 북서부 타부크(Tabuk)에 위치한 도로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 도로는 네옴시티 사업지로 이어진다. /사우디아라비아 공동 취재단 제공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미글로벌은 지난 15일 자기주식 계정으로 보유하고 있던 70만주를 외국계 헤지펀드인 기살로마스터펀드(Ghisallo Master Fund LP·35만주)와 오아시스매니지먼트(Oasis Management·20만주), 브룩데일인터내셔널파트너스(Brookdale International Partners·10만주), 율리시스캐피탈(Ulyesees Capital·5만주) 등 4개사에 장외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한미글로벌은 이번 자사주 매도에서 한 주당 4만1610원에 70만주를 정리해 총 291억2700만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벌어들인 영업이익(268억원)보다 많은 규모다. 자사주 매도는 자본잉여금으로 반영돼 4분기 재무구조가 개선될 전망이다.

한미글로벌 주가는 지난 9월, 2만원 수준에서 움직였는데, 네옴시티 호재를 타고 급등해 지난 7일 장중 5만원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주가가 오르자 회사는 해외 기관투자자들에게 보유 주식의 절반 가량을 처분해 대규모 자본을 확보한 셈이다. 남은 자사주는 78만6000주 정도다.

다만 주가가 급등한 만큼 낙폭도 가파르다. 한미글로벌 주가는 21일 고점 대비 30% 넘게 떨어져 3만4300원에 마감했다. 이에 따라 회사로부터 주식을 매수한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일주일 만에 큰 손실을 보게 됐다. 다만 이들 투자자들은 중장기 관점에서 한미글로벌에 투자한 것으로, 단기간 내 주식을 다시 처분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가 급등한 사이 일부 임원진도 차익실현에 나섰다. 이달 들어 최성수 부사장이 보유하고 있던 1800주를 4만1826원에, 권세형 부사장이 852주를 4만900원에 정리했다. 지난달에도 박서영 대표이사가 보유지분 전량을 장내 매도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 정보 접근이 용이한 임원진의 주식 매도는 해당 기업 주가가 고점이라는 신호로 읽힐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증권업체들은 한미글로벌이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따른 수혜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주가가 단기에 급등락하는 점은 위험 요소라고 지적한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내년부터 핵심 프로젝트의 발주가 증가하면서 앞으로 몇 년 동안 중동 설비투자(CAPEX) 사이클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면서 "뉴스 흐름에 따라 급등락이 반복되는 점은 주의해야 하고, 일회성의 테마로 치부하기보다 중장기 트렌드로서 실질 수혜주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