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24~28일) 코스피지수는 전주보다 2.5% 오른 2268.40으로 장을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1조189억원, 기관이 1조458억원을 각각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 올렸다. 개인투자자는 2조854억원을 순매도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증시는 미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기대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고, 국내 주요 이차전지 업종 기업들의 실적도 좋게 나오면서 지수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31~11월 4일)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회의(11월 1~2일·현지시각)가 열린다. 또 유로존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3분기 경제성장률(GDP)(10월 31일), 한국 수출입과 무역수지(11월 1일), 10월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11월 1일) 등 경제지표들도 공개된다.

이번 주 시장의 관심은 무엇보다 연준의 FOMC에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11월 FOMC에서 또다시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하고 12월 FOMC에서는 0.5%포인트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다.

내년부터는 차츰 금리 인상의 속도를 줄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번 FOMC가 끝나고 열리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를 봐야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실제 늦춰질 수 있을지를 가늠할 수 있는 상태다. 최근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이른바 ‘연준 피봇(pivot·입장 선회)’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시가 다소 상승했는데 파월이 이를 확인해 줄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국내 기업들의 향후 대미(對美) 수출을 파악해볼 수 있는 지표인 10월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도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표다. ISM 제조업지수가 미국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수출 전망을 미리 엿볼 수 있는 선행 지표이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지수가 2200~ 2340선에서 오르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 AFP·연합뉴스

◇ FOMC 75bp 올릴 듯, 속도 조절 확인은 관건

오는 1~2일(현지시각) 열리는 FOMC는 국내 증시는 물론 미국, 중국, 일본, 홍콩, 유럽 등 세계 증시와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시각으로 3일 새벽 3시에 기준금리 인상 결과 기자회견이 진행된다. 연준은 앞서 지난 6월과 7월, 9월에 연달아 3차례 자이언트 스텝을 했다. 현재 기준금리는 3~3.25%다. 11월 FOMC에서도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경우 기준금리는 3.75~4%까지 올라간다.

앞서 지난 20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11월 1∼2일 FOMC에서 예상대로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계획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WSJ은 연준이 12월 FOMC에는 11월보다 작은 폭의 금리 인상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연준의 피봇 기대감 때문에 주식시장이 단기 랠리(상승)를 보였다”라며 “정말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지 그 핵심이 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파월의 입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안 연구위원은 “파월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을 시사하면 시장이 더욱 힘을 받아 상승할 것이지만 이런 기대를 일축해버리면 최근 상승했던 지수가 다시 되돌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1일 발표되는 한국 10월 수출입 규모와 무역수지도 시장의 관심사다. 지난 9월 수출은 1년 전보다 2.7% 늘어난 574억4800만 달러, 수입은 18.6% 늘어난 612억2600만달러로 무역수지 37억78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4월부터 6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다만 9월 적자 폭은 8월(94억9000만달러)보다 크게 줄었다. 그러나 10월에는 무역수지 적자 폭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0월 수출은 조금 줄어들고 수입은 늘어나 적자 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라며 “무역수지 적자 폭이 커지는 것은 원화 약세의 한 요인이기 때문에 최근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높은 상황이 강화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 뉴스1

◇ 국내 기업 실적 향방 알려줄 ISM 제조업지수도 관심사

시장 전문가들은 1일 공개되는 미국 10월 ISM 제조업지수도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 변수로 꼽는다. ISM 제조업지수는 미국 공급관리협회가 집계하는 지수로 미국 전역의 제조업체 주문 상태와 생산, 고용 등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특히 ISM 제조업지수의 세부 지표 중 신규 주문지수가 국내 시장과 연관이 깊다. 미국 기업들이 해외 기업에 얼마나 많은 신규 주문을 하는지를 볼 수 있어 앞으로 국내 기업들의 수출 규모를 전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신규 주문지수는 우리나라의 경기 사이클과 맞물리는 지수”라며 “국내 기업들이 미국에 중간재와 자본재를 납품하는데 특화된 곳이 많기 때문에 기업 실적과 상당히 깊이 연동됐다”라고 말했다. 조 팀장은 “지난달 신규 주문지수가 47.1포인트까지 하락하며 전달에 비해 크게 낮아졌는데 이번에 더 떨어질지 아닐지가 시장의 관심사”라고 설명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ISM 제조업지수는 국내 수출과 코스피지수와 비슷하게 움직이는 대표적인 지표”라며 “신규주문 지수, 미 연준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용 지수 등 세부 지수들이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팀장은 “ISM 고용 지수가 악화하면 (연준이 경기 악화를 고려할 수밖에 없어)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커진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