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의 '성수기'로 불리는 겨울을 앞두고 있지만, 게임주들이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가들은 줄이어 게임주들의 목표 주가를 내렸고, 게임업계의 신작 출시도 줄줄이 미뤄지며 게임주들의 '혹독한 겨울'을 예고하고 있다.

국내 대표 게임주인 크래프톤(259960)은 이달 들어 10개의 증권사에서 모두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되는 '굴욕'을 겪었다. 올초 60만원대에 이르던 크래프톤의 목표주가는 25만원(메리츠증권)까지 내려왔다. 또 다른 대표 게임주인 엔씨소프트(036570)도 올초 90만원대에 달했던 목표 주가가 최근 40만원대로 하락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게임주들의 신저가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10월에만 크래프톤(16만9500원), 넷마블(251270)(4만2400원), 펄어비스(3만7350원), 위메이드(3만8200원), 컴투스(6만8400원), 카카오게임즈(293490)(3만4250원), 넥슨게임즈(225570)(1만2600원) 등이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그래픽=이은현

이에 최근 한 달간 이들 국내 주요 게임주들의 평균 주가 낙폭은 약 23%에 달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7.58%, 코스닥 지수는 12.67% 하락한 것을 감안했을 때 게임주들의 부진이 특히 두드러졌다.

통상 11월부터 다음 해 2월은 게임 성수기로 불린다. 11월엔 국내 최대 게임쇼인 '지스타'가 개최되고, 이 기간 전후로 신작들과 기존 작품의 대규모 업데이트가 발표된다. 하지만 올해는 성수기란 말이 무색하게 게임업계가 잠잠한 모습이다.

신작 출시가 지연되는 경우도 늘었다. 컴투스(078340)는 MMORPG(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 장르의 '서머니즈워:크로니클 글로벌'(서머니즈워)의 P2E(Play to Earn·게임을 하며 돈을 버는 것) 버전을 올 11월 전 세계에서 한 번에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출시 계획을 수정했다. 11월에는 'Non-P2E(P2E가 아닌)'버전을 북미 시장에만 공개하고, 내년 초 글로벌 시장에 공개하기로 한 것이다. P2E 버전은 이후에 업데이트할 것으로 알려졌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머니즈워'의 런칭 일정 변경으로 4분기 컴투스의 실적 전망치가 대폭 하향될 것"이라고 전했다.

펄어비스(263750)도 올 연말 공개 예정이었던 기대작 '붉은 사막'의 출시를 내년으로 미뤘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붉은 사막'의 출시가 2023년 하반기로 지연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작 출시 전까지 뚜렷한 실적 개선 요인이 없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올 4분기 출시 예정이던 MMORPG 장르의 '리니지W'의 2권역(북미·유럽) 출시와 '블레이드 앤 소울'의 동남아 출시를 내년으로 미룰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넥슨도 산하 개발스튜디오인 '엠바크 스튜디오'의 신작 '아크레이더스'의 출시를 올 연말에서 내년으로 미뤘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 게임 시장은 MMORPG 장르 위주의 모바일 게임 시장이 주도해 왔는데, 리오프닝 이후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이 7% 역성장을 기록했다"면서 "하반기에 이어 내년에도 이런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규익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도 "3분기 게임주의 주가 상승을 이끌만한 대형 신작이 없었고, 게임 산업 전반의 성과가 부진하다보니 3분기 실적도 전 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게임 업계는 온라인PC와 모바일 위주로 성장해왔다"면서도 "최근 콘솔 게임 시장이 커지며 국내 콘솔 게임들의 출시가 가시화되고 있어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만큼, 게임 업종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