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가 개인에게는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에 따라 새롭게 만들어진 한국증권금융의 개인대주시스템을 두고 수수료 독점 시스템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증권금융이 대주거래 중개자 역할을 하면서 공매도 대여자(기존 주식 보유자)가 받아야 할 수수료를 일부 가져가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증권금융은 대주시스템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미미하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일각에서는 공매도 시장이 커질수록 수수료 독점 규모도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여의도 한국증권금융. /사진=정해용 기자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 양정숙 의원실이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증권금융은 공매도 거래가 재개된 지난해 5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대주거래로 2억5000만원 이상의 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부터 9월 말까지는 3억원 이상의 수익을 남겼다.

양정숙 의원실 관계자는 "공매도가 시작된 때부터 K-대주시스템으로 월평균 3400만원의 수수료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면서 "지금은 개인의 공매도 거래가 작은 시장이지만 향후 5년, 10년 후에는 시장이 어떻게 커질지 모른다"면서 "시장이 커가면 대주 고객한테 받는 수수료를 독점하고 있는 한국증권금융이 이익을 모두 가져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공매도 재개 거래에 앞서 한국증권금융은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 확대를 위한 개인대주시스템(K-대주시스템) 서비스를 개시했다. 한국증권금융의 개인대주시스템(K-대주시스템)이란 대주(대여주식)를 취급하는 증권사가 소수에 그쳐 개인 투자자에게 공매도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만든 것이다.

대주거래란 증권사가 고객이 신용대출 등을 목적으로 맡겨놓은 주식을 한국증권금융에 넘기고, 증권금융이 이를 제3자에게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대주거래는 대체로 공매도 용도로 활용된다. 대주시장은 개인이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차입하고, 차입한 주식을 바로 공매도를 할 수 있는 시장이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판 후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다시 주식을 사들여 빌린 주식을 상환해 차익을 내는 투자법이다. 주가가 하락할수록 많은 수익을 낸다.

K-대주시스템이 만들어짐에 따라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를 통해 신용융자나 주식담보 대출로 주식을 담보로 맡길 때 '주식을 빌려주겠다'는 '담보 활용 동의'를 하면 해당 주식은 한국증권금융으로 이전된다. 이는 다시 각 증권사를 통해 공매도하려는 다른 개인에게 대여된다.

K-대주시스템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개인이 개별 증권사 대주제도를 통해 공매도 거래를 해야 했지만, 주식을 차입할 수 있는 창구가 부족했다.

그러나 이러한 한국증권금융의 K-대주시스템이 한국증권금융에 수수료 독점권을 부여하는 것이라는 문제가 제기됐다. 지난 6일 진행된 정무위원회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한국증권금융의 개인대주제도로 공매도 대여자(기존 주식 보유자)의 수수료가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양정숙 의원은 "개인대주제 독점권을 가진 한국증권금융이 주식 대여자가 받을 수익을 받아 가는 구조"라며 "이는 수수료 몰아주기"라고 말했다.

양 의원은 "기존 개별 증권사 대주제도와 한국증권금융의 새로운 대주제도는 주식 대여자가 받는 이자수익의 변동이 있다"면서 "한국증권금융 주주를 상대로 조사해보니 주식대여자가 받아야 할 수익이 30% 정도 감소했다"고 했다. 이에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K-대주시스템 수수료 구조를 살펴보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국증권금융 측은 K-대주시스템으로 인한 주식 대여자 피해는 없다고 반박했다. 한국증권금융 관계자는 "오히려 K-대주시스템은 증권사에서 미체결된 주식 리스트를 받아 이를 대주 자원으로 활용하므로, 기존에 수익을 받을 수 없었던 주식 대여자에게 수익이 돌아갈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한국증권금융이 대주거래 중개자로서 소정의 수수료는 가져가지만, 이게 주식 대여자에게 피해를 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증권금융은 K-대주시스템 구축 비용 등으로 연평균 9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고 있지만 전망을 보고 이 비용까지 감수하는 것"이라며 "다만 양정숙 의원의 질의에 따라 모든 투자자들의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항후 수익배분체계를 보다 합리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