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우리사주 보호예수 해제를 앞두고, '제2의 카카오뱅크'를 우려하는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1년 전 기업공개(IPO) 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증시에 입성했지만, 최근 증시 분위기가 뒤바뀐 탓이다. 대박을 꿈꾸며 우리사주를 받았지만, 대다수 종목의 주가가 급락해 직원들의 손실이 불가피하게 됐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제외 9개의 기업이 증시 입성에 성공했다. 유가증권시장에 1개의 기업이, 8개 기업이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코스피지수는 3000선에서 움직였고,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 심리도 우호적이었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아스플로(159010), 원준(382840), 씨유테크(376290), 지아이텍(382480) 등 5개 기업이 공모 희망밴드 상단이나 초과된 가격에 공모가를 결정해 상장했다.

그래픽=이은현

IPO 시장 분위기가 호황을 누리면서 자산 증식을 위해 우리사주를 배정받으려는 직원들도 늘어나는 추세였다. 아스플로는 신주의 16.2%인 10만2000주를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했는데, 전량 배정됐다. 이어 지아이텍(10%), 차백신연구소(7%), 아이패밀리에스씨(4.27%), 원준(2.99%), 케이카(2.3%), 리파인(2.3%), 등도 우리사주조합 배정 물량이 배정됐다. 같은 달 상장한 기업 중 지앤비에스엔지니어링, 씨유테크는 우리사주조합 물량을 배정하지 않았다.

우리사주제도는 직원들의 재산 증식 기회를 주는 기업복지 제도 중 하나로 꼽힌다. 기업 입장에선 자사주를 보유해 근로의욕을 높일 수 있고, 직원들은 회사 가치가 올라가면 재산 증식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근로복지기본법,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 등에 따르면 공모주식 중 20% 내에서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할 수 있다. 통상 재직 기업이 신규 상장하거나 증자할 때 직위, 근속연수 등에 따라 차등해 원하는 만큼 신청할 수 있도록 한다.

이달 코스피지수가 2200선으로 추락하면서 자산 증식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우리사주조합 물량은 상장 후 1년간 보호예수에 묶여 팔 수 없다. 지난해 10월 상장했다면, 이달부터 매도 가능한 셈이다. 당시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가 공모가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면서 손실이 막대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10월 상장 기업 중 주가가 공모가 대비 가장 많이 떨어진 기업은 지아이텍으로 76.86%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원준도 71.31% 하락했다. 리파인(64.48%), 아스플로(62.48%), 아이패밀리에스씨(62.32%), 차백신연구소(55.36%), 케이카(50.20%) 등도 최소 50% 이상 떨어졌다.

신규 상장기업들의 주가가 연일 하락하면서 대출로 주식을 산 우리사주 보유자는 추가 증거금을 요구받을 수도 있다. 우리사주 청약 시 한국증권금융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 공모가 대비 40% 이상 하락하면 증권금융에서 추가 증거금을 요구할 수 있어서다. 그간 대출에 적용되는 이자,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은 추가 부담 요인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는 내부 사정에 밝은 임직원이라도 적정 기업가치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주식시장이 과열되다 보니 일시적으로 공모가가 부풀려진 기업들이 다수 상장했다"며 "적정 공모가에 대한 최종적 책임은 결국 투자자가 지기 때문에 보수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