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국내 바이오 기업 신라젠(215600)코오롱티슈진(950160)의 거래 재개 여부가 이달 결정된다. 신라젠 약 17만명, 코오롱티슈진 약 6만명의 소액주주들의 명운이 달린 만큼 한국거래소의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소액주주들이 지난 2월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신라젠 거래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이르면 11~12일 신라젠의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 전직 경영진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돼 2020년 5월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는 2020년 11월 개선 기간 1년을 부여했지만, 이 기간이 끝난 올해 1월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이후 지난 2월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다시 6개월의 개선 기간을 부여했다.

거래소는 신라젠에 ▲연구·개발(R&D) 분야 임상 책임 임원 채용 ▲비 R&D 분야 투명경영·기술위원회 설치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를 통한 영업 지속성 확보 등을 요구했다.

신라젠은 거래소 요구사항을 이행하고, 지난달 8일 개선 계획 이행 내역서와 이행 결과에 대한 전문가 확인서 등을 거래소에 제출했다. 지난달에는 스위스 제약사 바실리아(Basilea)로부터 항암제 일종인 유사분열 체크포인트 억제제(MCI) 후보물질 ‘BAL0891′을 도입해 단일 파이프라인 구조에서 벗어났다는 입장이다.

거래소가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신라젠의 상장 유지 결정을 내리면 주식 거래는 바로 다음 날 재개된다. 거래가 이뤄지면 2020년 5월 이후 약 2년 5개월 만이다.

거래재개에 앞서 신라젠 2대 주주이자 재무적 투자자(FI)인 ‘뉴신라젠투자조합’은 지난달 만기 예정이던 400억원 규모의 주식 보호예수 기간을 내년까지 연장했다. 거래재개 후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조합은 거래재개 시점부터 내년까지 여러 차례에 나눠 조합원에게 주식을 현물 지급하기로 했다.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여부를 가르는 기업심사위원회는 이달 25일 열릴 예정이다.

거래소는 횡령·배임 혐의 발생 등의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한 코오롱티슈진에 대해 작년 8월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1년의 개선 기간을 부여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달 23일 개선 계획 이행 내역서를 제출했다. 거래소는 서류 제출일 20영업일 이내에 기심위를 열어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해야 한다.

이와 별개로 코오롱티슈진은 신약 ‘인보사케이주’(인보사)의 성분 논란으로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에 올라 2019년 5월 이후 주식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코오롱티슈진은 작년 12월과 올해 8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743억원을 조달했으며 최근 33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도 발행했다. 이 회사는 작년 12월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 환자 투약을 재개했다.

한편, 신라젠과 코오롱티슈진에 투자한 국내 소액주주는 총 22만7121명이다. 각 회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6월 기준 신라젠 소액주주는 16만5483명, 코오롱티슈진은 지난해 말 기준 6만1638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