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 전환) 자동화 소프트웨어 개발사 이노룰스가 공모가 밴드 기준으로 최고 638억원의 몸값을 책정하고 IPO(기업공개)에 착수한다. 최근 대어급 IPO가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상대적으로 시가총액 규모가 작은 기업의 공모에 투자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노룰스.

지난 17일 이노룰스는 증권신고서에 115만4744주를 한 주당 1만1000~1만2500원에 공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주모집 물량은 102만1424주이며, 구주 매출에는 NHN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13만3320주가 포함됐다. 공모 희망 밴드 기준 공모 규모는 127억~144억원 수준이며, 시가총액은 562억~638억원으로 추산된다.

공모가 상단 기준 시가총액이 600억원대에 불과해 기관투자자 사이에선 가격적인 이점이 부각되는 분위기다. 최근 기업가치 조 단위 규모의 IPO가 부진한 점도 상대적인 흥행 요소로 꼽힌다. 앞서 이노룰스는 예비 심사 청구 당시 공모 희망 밴드를 1만1800∼1만3800원으로 제시했지만, 비교그룹 주가 하락으로 10%가량 낮춰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19일 “시가총액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의 경우,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단계부터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시가총액이 낮을수록 가볍기 때문에 향후 상승 여력이 크다는 판단이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보유 기술력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이노룰스는 DX 자동화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해 공급하는 회사다. 디지털 전환이란 비즈니스의 모든 영역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기업의 전략과 조직 운영,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 등을 효율적으로 다루는 과정을 의미한다.

주요 제품으로는 ▲디지털 의사결정 자동화 시스템인 이노룰스(InnoRules) ▲디지털 상품정보 자동화 시스템인 이노프로덕트(InnoProduct) ▲보험업에 특화한 보험금 지급 자동화 시스템인 이노 클레임(InnoClaim) ▲상품 생명주기 자동화 시스템인 이노피엘엠(InnoPLM) ▲질병심사 자동화 시스템인 이노엠유에스(InnoMUS) 등이 있다.

다만 상장 직후 유통물량이 42.33%에 달하는 점은 우려 요소다. 상장 1개월 후 시장에 쏟아질 수 있는 물량은 10.48%에 달한다. 상장 한 달 내 상장 주식의 절반가량이 쏟아진다면 주가 하락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 후 1개월 내 유통 물량이 절반이 넘는 점은 통상적인 유통물량보다 과도한 수준이다”며 “공모 희망 밴드를 낮춘 상태에서도 기존 투자자들이 보호예수를 걸지 않아 자금회수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노룰스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81억1100만원, 영업이익 15억6000만원, 순이익 14억6600만원을 기록했다. 오는 22일~23일 이틀에 걸쳐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27~28일 일반투자자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