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스트투자증권이 운동화 브랜드로 잘 알려진 ‘프로스펙스’를 운영하는 LS네트웍스 인수설에 뒤숭숭한 분위기다. 제조업 기반의 회사인 만큼 증권업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고,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그룹 문화나 연봉 체계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뉴스1

9일 금융투자업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LS네트웍스는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이베스트투자증권 지분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S네트웍스는 이베스트투자증권 지분을 60% 이상 보유한 지앤에이(G&A)사모펀드(PEF) 지분을 98.8% 들고 있다.

앞서 G&A사모펀드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고 1년 뒤인 2008년 7월 지분을 인수했다. 올해가 햇수로는 15년째인데, 지난해 10월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경영참여 목적 사모펀드는 15년 이내에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당초 LS네트웍스는 이베스트투자증권 지분을 매각할 예정이었지만, 올해 들어 인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게 의견이 업계 안팎에서 나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증권업 호황에 힘입어 이베스트투자증권 수익성이 빠른 속도로 개선됐다는 게 이유로 꼽혔다.

LS 관계자는 “그동안 그룹 차원에서 이베스트증권에 투자하는 G&A사모펀드 지분을 꾸준히 늘려왔다”며 “애초에 인수를 염두에 둔 결정이었다고 확신할 순 없지만, 증권업에 투자 가치가 있다는 전략적인 판단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LS네트웍스의 경우 지주사인 ㈜LS에 편입돼 있지 않은 만큼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자본의 분리)에도 적용받지 않는다. 공정거래법은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대기업 지주회사가 금융회사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은행 등 금융회사의 기업 투자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베스트투자증권 내부 직원들 사이에선 회사가 LS네트웍스 자회사(LS그룹 계열사)로 편입되는 것을 크게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LS네트웍스뿐 아니라 LS그룹이 영위하는 사업 대부분이 증권업과는 거리가 있는 만큼, 조직이 섞이는 데 잡음이 많이 발생할 것이라는 게 가장 큰 우려다.

LS그룹은 지난 2003년 LG에서 계열 분리된 그룹으로 지주사는 ㈜LS다. LS그룹 대표 계열사로는 LS전선(케이블), LS일렉트릭(전력 인프라), LS엠트론(농기계) 등이 있다. ㈜LS의 관계사로는 LPG 수입사인 E1이 있고, E1이 LS네트웍스 지분을 80% 이상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는 “들어오고 나가는 자금 흐름이 명확한 제조업과 달리 증권업은 부서나 개인 역량, 시장 상황에 따라 보수가 크게 차이 난다”며 “제조업 기반의 그룹사 주요 임원들이 자신의 보수를 뛰어넘는 일반 직원들의 성과급 체계 등 증권업의 특수한 구조를 얼마나 이해해줄지 모르겠다”고 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하나의 기업이 다른 한쪽에 종속되는 것인데 연봉이나 회사 문화도 당연히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대기업 계열이라고 연봉이 다 높지도 않고 보수적인 조직 문화 탓에 의견 개진이 의외로 자유로운 투자업 특성상 일부 직원들이 답답함을 토로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LS 측에서도 증권업이 전체적인 그룹 성격과 다르다는 데는 공감을 했다. 다만 기본적인 의사 결정 권한은 E1과 LS네트웍스가 보유한 G&A사모펀드에 있고, 지주사와 그룹은 추후 펀드 의견을 검토하는 역할만 한다는 입장이다.

LS 관계자는 “매각한 지 오래되긴 했지만 과거에 LS자산운용 같은 회사를 운영한 경험이 있긴 하다”며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사업을 편입하는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문제 등은 앞으로 E1와 LS네트웍스 차원에서도 충분히 검토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