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한국 투자 법인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유경 총괄사장의 남편인 문성욱 대표가 운영 중인 벤처캐피털(CVC) 시그나이트파트너스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성욱 시그나이트파트너스 대표. / 신세계그룹 제공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현재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의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는 소프트뱅크그룹의 자회사 소프트뱅크코리아가 지분 100%를 보유한 VC다. 서울에 본사를 두고 국내외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프트뱅크 본사 실적이 악화한 만큼, 한국 투자 회사 지분을 정리해 재무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의 2021회계연도(작년 4월~올해 3월) 순손실은 1조7080억엔(약 17조원)에 달한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적자다. 전년도 4조9880억엔(약 49조원)의 흑자를 냈으나, 디디추싱, 알리바바, 쿠팡 등 비전펀드가 투자한 기업들의 가치가 급락하며 1년 만에 실적이 악화됐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를 인수한다면 현재 운영 중인 시그나이트파트너스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성욱 시그나이트파트너스 대표와 임정민 투자총괄 모두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 출신인 만큼, 인수가 현실화한다면 두 회사 간 인력 융합도 잘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분 50%를, 신세계와 신세계센트럴시티가 각각 30%, 20%를 보유한 CVC다. 2020년 7월 출범한 이래 그랩, 번개장터, 에이블리 등에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