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 변이 중 하나인 BA.2.75(일명 켄타우로스)가 확산하면서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급등하고 있다. 일부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일주일 동안 40% 가까이 오른 곳도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 관련 기업들의 매출과 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확산된 영향으로 보인다.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 등과 관련된 36개 상장 기업 주가는 최근 5거래일(11~15일) 동안 평균 39.89% 상승했다. 최근 켄타우로스 등 변이가 발견되고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빠르게 상승 중이다. 지난 15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만8882명으로 1주일 전보다 2배 가량 급증했다.

종목별로 보면 세종메디칼(258830)이 지난 11일 4385원(종가 기준)에서 15일 6200원까지 상승하며 41.39%(1815원) 상승해 상승폭이 컸다. 세종메디칼은 2010년에 설립된 의료기기 업체로 자회사 제넨셀을 통해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ES16001′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파마(032300)(37.68%‧1만550원), 일동제약(249420)(34.70%‧1만2300원), 진원생명과학(011000)(29.66%‧3500원) 등도 모두 급등했다. 코로나19의 모든 변이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치료제 ‘BLS-H01′를 개발하고 있는 비엘의 주가는 5거래일동안 23.85%(1550원) 상승했다. BLS-H01은 현재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이은현

전문가들은 거래대금이 적은 상태에서 단기간 주가가 급락했던 코로나19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매수세 유입으로 과열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단기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가가 급등했지만 향후 주가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충헌 밸류파인더 대표는 “지금 확진자 수가 얼마나 증가할지,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는 기업들의 임상시험이 어떤 단계에 있는지는 투자자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문제는 확진자 수가 급격하게 줄면서 주가가 급락했던 일부 코로나 관련주에 매수세는 몰리고 매도 물량은 적어 주가가 단기간 과열됐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 관련주 주가는 기업 가치와 관계없이 거래 수급에 따라 급변동하고 있어 이런 불확실성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기주 KPI투자자문 대표도 “너무 단기간 주가가 빠르게 올랐는데 일종의 과열 상태”라며 “이런 상태가 이어져 주가가 장기간 더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