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7월4~8일) 코스피지수는 2300선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증시는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에 따라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6일 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으며 1300원을 돌파하자, 코스피는 2300선을 내주기도 했다.

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 /뉴스1

다행히 달러 강세로 인한 외국인의 ‘셀코리아’는 ‘대장주’ 삼성전자(005930)의 2분기 잠정 실적이 발표된 이후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한 주 간 외국인 투자자는 2501억원 어치를 순매수 했다. 4일부터 6일까지 매도 우위를 보였던 외국인은 삼성전자 실적이 발표된 7일부터 시가총액이 큰 종목 위주로 ‘사자’에 나섰다. 7~8일 이틀 동안에만 유가증권시장에서 3188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 한 주 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1371억원)였다. 그 다음으로는 SK하이닉스(000660)(928억원), 삼성전자(005930)(787억원), LG화학(051910)(491억원) 순으로 많이 사들였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한 주 동안 2796억원의 어치 주식을 매물로 쏟아냈다. 개인 투자자는 삼성전자(1889억원), SK하이닉스(1504억원), 셀트리온(889억원), LG화학(615억원) 순으로 순매도 했다.

이번주에도 (7월11~15일) 증시는 긴축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지표들을 주목하며 경기침체 우려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 증시 급락 이끌었던 美 CPI…어떻게 나올지가 변수

다음 주는 13일 발표되는 주요 경제 지표인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CPI) 지수가 증시 방향성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월 한 달 간 미국 증시가 급락했던 배경에는 5월 CPI 예상치 상회가 원인으로 작용했던 만큼, 증권가에서는 6월 CPI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예상 6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8.8%로 전월치(8.6%)를 상회, 예상 근원CPI 전망치는 5.7%로 전월치(6.0%)를 하회하고 있다. 이 두 개 지표는 가장 최신 물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다.

문남중 대신증권 글로벌전략팀장(수석연구원)은 “13일 발표될 미국의 6월 CPI는 짧게는 7월 증시, 길게는 하반기 증시 향방을 결정할 주요 지표”라면서 “6월 미국 증시 급락은 5월 CPI의 예상치 상회가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문 수석연구원은 “6월 FOMC 의사록을 통해 물가 통제에 최우선을 두겠다는 정책 방침을 확인했다”면서 “이는 6월 CPI가 시장이 원하는 결과로 화답해준다면, 연준은 9월부터 긴축 강도를 완화해 나가는 행보를 보일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언제나 지금의 지표보다는 그 지표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 지에 관심을 갖는데 7월 유가가 급락함에 따라 7월 헤드라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안 이노코미스트는 이어 “이번 CPI 발표의 경우, 상승률이 9%를 넘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5월 데이터가 발표됐던 6월처럼 인플레이션 쇼크로 인식하기보다는 조금 더 지켜보자는 쪽으로 인식이 기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말 8.6% 수준이었던 CPI 컨센서스는 현재 8.8% 수준으로 상향 조정돼있다”면서 “예상치를 상회하는 인플레이션이 발표될 경우 고물가와 경기침체 조합에 대한 우려가 형성되며 최근 증시 반등 시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7월 금통위도 주목…0.5%P 인상에 무게

아울러 같은 날 한국에서 열리는 7월 금융통화위원회도 주목할 부분이다.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거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어 금통위 결과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증권가는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도 금통위가 7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P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상무)는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 현상 부담 및 국내 물가 지표의 가파른 상승세로 빅스텝 실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선반영 인식이 작용하고 있지만, 금통위 관계자들의 향후 스탠스에 대해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 상무는 “최근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고 있는 만큼 금통위에서도 신중한 결정이 요구되기 때문에 한국은행의 긴축 기조가 연내 계속해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소재용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한은의 공격적 금리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 “글로벌 긴축 기조 및 고물가 환경 등을 감안할 때 적정 수준까지 빠르게 금리를 올려야만 하는 당위성이 더 커 7월에 한은이 0.5%P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소 이코노미스트는 “다만 한은이 빅스텝을 밟는다고 해도 약화되는 경기 모멘텀 등을 감안할 때 3.00~3.25% 선에서 인상 기조가 마무리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이르면 연말 혹은 내년 1분기 중 긴축 기조는 동결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