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 압력 등으로 글로벌 증시가 고전하고 있다. 개미투자자들의 손실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코스닥에 대한 개인들의 사랑은 여전하다. 실제 올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6조원을 순매수하며 손실 만회를 위한 손바뀜이 분주하다. 공모주 시장 역시 얼어 붙으면서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위한 코스닥 기업 투자 ‘옥석가리기’가 중요한 시점이다. 조선비즈는 최근 새로운 이슈가 있거나, 투자자들에게 주목 받는 코스닥 기업들을 골라 소개해본다. [편집자주]

최근 라온피플(300120)은 무상증자 대열에 합류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주가가 급등한 배경 뒤에는 인공지능(AI) 관련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1분기 흑자전환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라온피플은 올해도 골프센서 부문 수주를 바탕으로 실적 성장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라온피플 IR북 내용 중 일부.

라온피플은 AI 관련 영상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머신비전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마트 팩토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쉽게 말해 카메라로 사물을 인식하고, 컴퓨터가 이를 계산한 후 어떤 상태인지 파악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라온피플은 카메라부터 컴퓨터에 들어가는 연산 장비, 생산 라인에 적용되는 소프트웨어까지 제공한다.

2010년 설립된 라온피플은 카메라 모듈·비전 검사 솔루션 생산에 AI을 적용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라온피플은 국내 최초로 AI 머신비전 관련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모두 개발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관련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9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1분기 매출 비중으로 따지면 AI 스마트비전 78%, AI 머신비전 14%, 카메라 모듈 검사 8%로 구성됐다.

소프트웨어 구성 요소부터 검사장비나 인라인 장비까지 적용할 수 있는 기술 라인업을 갖춘 게 특징이다. 반도체 생산, 자동차 외관 검사, 심지어 농업 현장에서도 사용한다. 예를 들어 카메라가 자동차 생산 공정을 찍어 제조 상태를 확인하거나 나무에 열린 과실 수를 찍고 분석해 올해 수확량을 예측해 내놓는 방식이다.

실제 AI 영상분석은 사용처가 무궁무진하다. 골프센서, 지능형 교통시스템(ITS), 보안, 덴탈, 스마트팜 등 비제조분야에서도 사용한다.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지난해 물적분할한 자회사 라온메디(AI 덴탈 솔루션), 라온로드(AI 교통 솔루션) 부문도 투자 포인트다. 자회사 실적은 1분기부터 AI 스마트비전 매출로 반영된다.

◇올해 흑자전환 시작...”골프센서로 수익성 개선”

매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 68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5.5% 늘어난 81억9400만원, 영업이익은 3251.2% 뛴 10억8100만원, 당기순이익은 192.5% 성장한 7억3200만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올해 AI 스마트비전 솔루션 사업이 성장하면서 연간 매출액 285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골프센서 부문이 올해 실적 성장을 이끌 전망이다. 1분기 흑자 전환한 이유도 골프센서 관련 수주가 많이 늘어난 덕이다. 올해 초 63억원 규모의 2년 장기 계약을 맺었고, 3월에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기도 했다.

현재 라온피플은 골프센서를 카카오VX에 공급하고 있다. 스크린골프 타석에서 공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센서다. 국내에서 골프센서를 공급하는 기업은 골프존, SG골프, 라온피플로 나뉜다. 라온피플을 제외한 나머지 두 회사는 자체 스크린 골프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골프존의 매장 수는 약 5000개로 국내 스크린골프 매장 점유율 6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카카오VX의 ‘프렌즈 스크린’이 20%, SG골프를 운영하는 SGM이 10%, 그 외 나머지 업체가 10%가량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회사 관계자는 4일 “AI 산업이 성장하면서 진출 분야도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정부가 첨단산업을 육성, 투자에 초점을 맞추면서 AI와 빅데이터, ITS, 자율주행, 의료 AI 관련 정부 추진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라온피플 주력 제품 소개.

주주환원책도 효과를 보고 있다. 최근 노터스, 공구우먼, 실리콘투 등 최근 증시에선 무상증자 후 주가가 크게 급등락하는 현상이 반복됐다. 라온피플도 주주가치 제고 일환으로 무상증자에 동참했다. 지난달 22일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크게 오르기도 했다.

재무구조도 안정적이다. 자산총계가 850억원인데, 전환사채를 제외한 부채가 60억원에 불과해 무차입 경영에 가까운 수준이다.

◇증권가 “라온피플, 골프센서가 실적 주도...올해 반등 기대”

증권가에서도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골프센서 부문이 올해 1분기 흑자전환을 이끌면서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분석에서다.

지난달 30일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라온피플 보고서를 발간간하며 “신사업 수주 물량의 확대와 비용 효율화가 맞물리며 외형성장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그는 투자 포인트로 “라온피플의 연구개발 비용은 최근 2년 동안 매출액 대비 60%로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인건비와 함께 적자 지속의 원인으로 지적됐다”며 “물적 분할과 함께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한 투자유치로 연구개발, 인력 양성을 위한 재원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