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강도 높은 긴축으로 연초부터 국내외 증시가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이른바 ‘동학개미(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와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의 수익 성적표는 처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러스트=정다운

3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들어 이달 1일까지 개인 순매수 금액 기준 상위 10개 국내와 해외 종목의 평균 주가 등락률은 각각 -30.50%, -44.39%였다.

상반기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인 ‘대장주’ 삼성전자(005930)는 지난해 12월 30일 7만8300원이었던 주가가 이달 1일 5만6200원까지 하락했다. 해당 기간 하락률은 28.22%에 달한다.

개인 투자자는 해당 기간 삼성전자 주식을 15조1606억원 어치 사들였는데,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손실권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순매수 금액을 수량(2억2889만5821주)으로 나눠 추산한 개인 투자자의 올해 삼성전자 평균 매수 단가는 6만7174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주가보다 약 1만1000원 높은 금액이다.

이 밖에 올해 상반기 동학개미들이 대거 사들인 국내 종목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개인들이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이 사들인 NAVER(035420)는 연초 이후 37.38%나 폭락했다. 카카오(035720)(-40.18%), 삼성전자우(-27.67%), SK하이닉스(000660)(-33.21%), 삼성전기(009150)(-35.44%)의 낙폭도 두드러졌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9위 종목에 오른 카카오뱅크(323410)는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5만9000원에서 2만8950원으로 -50.93% 급락했다.

주로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도 급락장에 큰 타격을 입었다. 서학개미는 올 상반기 성장주, 혹은 주요 성장주 관련 지수를 3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을 많이 사들였다. 그러나 통상 성장주는 미래 성장 가능성을 주가에 반영하기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는 밸류에이션 매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서학개미의 최애 종목은 테슬라는 지난해 말 1056.78달러에서 지난 1일 681.79달러로 35.48% 하락했다. 서학개미는 올 들어 미국 증시에서 테슬라 주식을 22억3223만 달러(약 2조8974억원) 사들였는데, 이는 국내외 종목을 통틀어 개인 순매수액이 삼성전자에 이어 2위 규모다.

해외주식 가운데 순매수 2위 종목인 TQQQ(ProShares UltraPro QQQ)는 올해 71%나 급락했다. TQQQ는 나스닥지수를 3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다. 해당 기간 서학개미는 TQQQ를 20억9675만 달러(약 2조7216억원) 사들였다. 또한 서학개미 순매수 3위 종목인 반도체 3배 레버리지 ETF(SOXL·Direxion daily semiconductors bull 3x SHS)는 올 들어 82.90% 폭락했다.

아울러 엔비디아(-50.62%), 애플(-21.76%), 알파벳A(-24.61%), 마이크로소프트(-22.81%) 등 대형 기술주도 올 들어 주가가 20% 이상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