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여파로 국내 증시가 급락하자 삼성전자(005930) 주가도 52주 신저가를 갈아 치웠다. 좀처럼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자 증권가에서는 ‘5만전자’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에서 네덜란드 등 유럽으로 출장을 떠나고 있다. / 뉴스1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700원(-2.66%) 떨어진 6만2100원에 거래를 마치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장중 6만2000원대까지 떨어진 것은 2020년 11월 13일 이후 약 1년 7개월 만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 10일 6만3800원까지 떨어지며 신저가를 갈아치운 데 이어 이날까지 2거래일 연속 신저가를 쓰며 추락하자 개인 투자자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최근 한 달(5월 13일~6월13일) 동안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산 종목이 삼성전자이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는 이 기간 삼성전자를 2조3062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도 규모는 2조1036억원에 달한다.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8.6%포인트(P)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장 평균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결과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5만전자’로 추락할 가능성까지 나온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가면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2018년 말~2019년 초인 주가순자산비율(PBR) 1.07배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올해 시장추정치 PBR 1.07배를 적용하면 5만3000원이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가는) PBR 1.15배~1.25배인 5만7000원에서 6만1600원 범위에서 실제 바닥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며 “바닥권에 진입하면 저점 분할 매수 기회로 삼을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회계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최근 공개한 ‘2022년 글로벌 시가총액 100대 기업’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지난해 세계 15위에서 올해 22위로 7계단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