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부진에 따라 IPO(기업공개) 시장이 위축되면서 예비상장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공모 규모 역시 연초 25조원 이상으로 예상됐지만, 20조원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쏘카 카셰어링 차량. /쏘카 제공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승차 공유 플랫폼 기업 쏘카는 지난달 초 한국거래소에서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지만, 아직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쏘카는 아직 상장 일정을 정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이달 SK쉴더스, 원스토어가 줄줄이 상장을 철회하면서 시장 상황을 신중하게 살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쏘카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이 나오고 나서 상장 절차를 진행하려고 했다”며 “요즘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 일단은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내부적으로 일정을 계속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IPO 대어로 꼽히는 컬리, SSG닷컴 등도 증시 상황을 살피는 분위기다.

컬리 관계자는 “주간사 등으로부터 증시 상황, IPO 시장 침체 등 상황에 대해 의견을 받고 있다”며 “시장 분위기를 지켜보며 예비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 측도 “언제라도 상장을 할 수 있게끔 준비는 돼 있으나 시장 상황 때문에 주간사들과 상장 시기에 대해 조율 중이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들이 일정 연기, 공모 전략 수정 등을 두고 ‘눈치싸움’이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재무적투자자(FI)들은 기대 수익률이 낮을 경우 연기하자는 의견을 낼 수 있지만, 주간사 IB(기업금융) 부서 입장에서는 실적 관리를 위해 공모가를 낮춰서라도 상장하는 게 낫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올해 공모 규모도 연초 예상치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SK증권은 올해 연간 공모 규모를 25조원에서 20조원 수준으로 전망치를 낮췄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공모 규모가 종전 예상보다 많이 줄어들 것 같다”며 “연초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공모금액 12조8000억원을 기록했기에 지난해 대비 많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방 산업의 성장성이 뚜렷하거나 실적을 잘 내는 기업이라면 시장의 분위기와 상관없이 관심을 받겠지만, 지분 정리나 기존 투자자들의 수익 실현 등을 목적으로 상장에 나선다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