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이 200억 달러(약 25조5400억원)에 달하며 전세계에서 주목받는 코인 중 하나로 떠올랐던 루나가 하루 만에 50% 넘게 폭락했다.

10일 오전 9시 30분 코인마켓캡 기준 루나(LUNA) 가격이 전날 같은 시간 대비 52% 떨어진 3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코인마켓캡 사이트 캡쳐

10일 오후 2시 35분 기준 코인마켓캡에서 루나는 24시간 전보다 51.9% 폭락한 30.1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루나는 전날 62.28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이날 24.14달러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가운데 하나인 코빗은 이날 루나를 거래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코빗 관계자는 “자사 거래유의종목 지정 규정에 의거해 코빗에서 거래 및 입출금 중인 루나가 거래 유의 종목으로 지정됐다”고 말했다.

테라(UST)는 소셜커머스 티몬의 창업자인 신현성 대표와 와이파이 공유 서비스인 애니파이를 창업한 권도형 대표가 공동 창업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다. 법정 화폐와 비트코인의 장점을 결합한 스테이블코인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며 테라를 창업했다.

UST는 달러 가치와 1대 1 페깅(가치 연동)이 되도록 설계돼있는 스테이블 코인이다. 따라서 1 UST는 1 달러 가치로 교환된다. 루나는 이 UST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개발된 코인이다. UST 가격이 하락하면 루나 수요 공급을 조절해 UST 가격이 1달러에 고정되도록 알고리즘을 사용한다.

1달러보다 1UST의 가치가 떨어지면 UST 보유자는 테라폼랩스에 UST를 매도해 1달러 어치의 루나를 받아간다. 이들이 시장에서 UST를 사들이면 UST의 가격도 올라가면서 1달러에 맞춰지는 구조다.

그러나 이날 오전 기준 1UST가 0.7 달러 수준이 되면서 디페깅 현상이 발생했다. 본래 가치보다 30% 정도 디스카운트 돼서 거래되며 가치 연동 알고리즘이 깨진 것이다. 알고리즘이 붕괴되자 투자자들은 UST가 스테이블 코인으로서 의미를 잃었다고 생각하며 루나에 대한 패닉셀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상자산 업계 한 관계자는 “그전에도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이 많이 무너졌다”면서 “테라는 이전부터 이런 알고리즘에 대한 문제들이 제기됐는데 이제 와서 터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루나가 다시 반등할 수 있을지는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UST를 발행한 테라폼 랩스의 권동형 최고경영자(CEO)는 테라 가치를 부양하기 위해 비트코인과 테라로 15억 달러(약 1조9155억원) 상당의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스테이블코인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FRB는 분기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일반적으로 1달러 액면가를 가지고 있지만 시장 압박을 받으면 그 가치를 잃거나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면서 “스테이블 코인을 뒷받침하는 자산 위험성과 유동성에 대한 투명성 부족으로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