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하이브의 첫 걸그룹인 르세라핌이 지난 2일 쇼케이스를 통해 공식 데뷔를 알렸지만, 증권가 반응은 싸늘하다. 오히려 새 걸그룹 데뷔 이후에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하이브의 목표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하이브 최초의 걸그룹인 르세라핌은 6인조 걸그룹이다. 하이브와 레이블 쏘스뮤직이 협력해 론칭했다. 지난 2일 오후 8시 데뷔 앨범 ‘FEARLESS’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하이브의 야심작이었던 르세라핌 데뷔에도 다음날인 3일 주가는 0.4% 오르는 데에 그쳤다. 이후 4일에는 오히려 주가가 2.56% 하락했다.

르세라핌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총괄 프로듀싱을 맡았다는 소식에 공식 데뷔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지난달 29일에는 이미 앨범 선주문량이 38만장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그러나 ‘하이브 첫 걸그룹’과 ‘BTS 여동생’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르세라핌 데뷔는 하이브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지난달 4일부터 이달 4일까지 한 달 동안 하이브 주가는 오히려 25.8% 급락했다.

르세라핌 멤버의 학교 폭력 이슈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노래 등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로 2일 쇼케이스가 끝난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기대에 못 미친다”, “학교 폭력 이슈 있는 멤버를 왜 그대로 안고 가냐”는 등의 부정적인 반응들이 많이 올라왔다.

BTS의 군대 이슈도 하이브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상현·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각각 ‘병역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대체복무를 하는 예술·체육요원 범위에 대중문화 예술인을 포함시키는 것이 주요 골자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BTS 맏형인 진(본명 김석진)을 시작으로 잇달아 멤버들이 군입대를 해야 하기 때문에 BTS 비중이 큰 하이브에게는 치명적이다. 이에 이진형 하이브 커뮤니케이션 총괄(COO)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BTS 멤버들의 군 복무 문제와 관련해 국회에 신속한 병역법 개정안 처리를 촉구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하이브의 목표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하이브 목표 주가를 기존의 44만원에서 37만5000원으로 14.8% 낮췄다. IBK투자증권도 하이브 목표가를 50만원에서 38만원으로 하향했으며, 유진투자증권도 목표 주가를 47만원에서 43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은 하이브 목표가를 47만원에서 44만원으로 6% 낮췄다.

다만 2분기 이후부터는 하이브 실적이 개선되며 주가 또한 다시 상승 흐름을 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인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BTS의 군입대가 공식화되면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로 평가돼 주가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2분기부터는 공연 등이 본격화되며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BTS, 세븐틴 등 하이브의 주력 라인업이 모두 컴백하며 오프라인 활동도 본격화된다”면서 “음반 및 공연 재개에 따른 MD 매출이 본격 증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