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국내 전자담배 관련 기업들이 증시에서 주목 받고 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판매되는 KT&G 궐련형 전자담배 '릴'. /KT&G 제공

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 판매량은 전년(3억8000만 갑)보다 17.1% 증가한 4억4000만 갑을 기록했다. 2014년 이후 전체 담배 판매량은 줄어들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국내 대표 전자담배 디바이스 생산 업체인 이엠텍(091120)이랜텍(054210)은 전자담배 시장이 개화하면서 수혜를 입기 시작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각각 1693%, 129% 급증했다.

주가 또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22일까지 한 달 동안 이엠텍의 주가는 10% 올랐으며, 이랜텍은 60% 급등했다. 기간을 1년으로 늘리면 이엠텍은 98%, 이랜텍은 195% 상승했다. 이엠텍과 이랜텍은 각각 ‘릴 하이브리드’와 ‘릴 솔리드 2.0′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국내 주요 담배 생산업체인 KT&G(033780)도 전세계 대표 담배 생산업체인 필립모리스와의 협업해 궐련형 전자담배 수출에 나서며 전자담배 수혜주로 같이 떠오르고 있다. 현재까지 23개국에 수출 중인데 앞으로 더 확대할 전망이다. 국내 전자담배 시장에서의 침투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7년 2.6%에 불과했던 KT&G의 전자담배 시장 침투율은 지난해 14.8%까지 치솟았다.

연초에서 전자담배로의 패러다임 변화는 전세계적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 앤드 설리번에 따르면 전세계 담배시장에서 전자담배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15%로 2014년(10%)보다 늘어났다. 그러면서 2024년엔 이보다 더 증가한 20%를 넘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7월 야체크 올차크 필립모리스 최고경영자(CEO)는 10년 내 영국에서 연초 담배인 말보로를 없애고 전자담배 판매에 집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들 기업의 향후 전망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자동차시장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바뀌는 것처럼 담배 시장도 일반 궐련담배에서 전자담배 중심으로 바뀌면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오강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최근 궐련형 전자담배를 포함한 차세대 담배 포트포리오 확장은 담배 산업이라는 보수적인 전통 산업이 첨단 기술을 접목하고, 대체재를 포섭하며 신산업으로 변모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 연구원은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2022년 약 37조원 규모에서 2024년 약 50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며 “연평균 성장률이 16%로 전망돼 고성장이 기대되는 사업군”이라고 평가했다.

김규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이랜텍의 전자담배 관련 매출은 전년(1083억원) 대비 206.9% 증가한 3324억원으로 예상된다”면서 “내년에는 올해보다 102.3% 더 증가해 전자담배 관련 매출이 6724억원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래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자담배 시장의 고성장과 고객사 확대로 인해 이엠택이 시장 내 차별화된 성장성을 확보했다”면서 “이엠텍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51.1%, 87.8% 늘어난 6049억원과 697억원인데, 전자담배 라인업이 확대되면 매출액 9000억원은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