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경계현 DS부문장(사장) 등 이사 선임안에 대거 반대하기로 했다.
11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는 오는 16일 개최되는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주요 사내이사 선임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사내이사 중에서는 경 사장과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의 신규 선임에 반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두 사람과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 등 4명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상정한 상태다.
수탁위 측은 경 사장과 박 사장에 대해 “기업 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 이력이 있다”고 밝혔다.
수탁위는 또 김한조 하나금융공익재단 이사장을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재선임하는 안에도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했다.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의 감사위원 신규 선임안에도 반대할 방침이다.
수탁위 측은 이들에 대해 “당해회사 또는 계열회사 재직 시 명백한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 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반대 사유를 설명했다.
다만 국민연금이 반대하더라도 이사 선임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작년 말 기준으로 8.53%였다. 삼성생명보험이 8.75%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블랙록펀드어드바이저와 삼성물산이 각각 5.03%, 5.01%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8년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도 이상훈 전 사장의 이사회 의장 선임안에 반대표를 행사했지만, 해당 안건은 통과됐다.
한편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지분은 2020년 말 10.7%에서 작년 말 8.53%로 줄었다. 1년 새 주식 1억2918만주를 순매도했다. 11일 종가(7만원) 기준으로 9조원이 넘는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