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회사 컴투스홀딩스(063080)(옛 게임빌)의 주가가 올해 들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주가는 1개월여 만에 40% 가까이 내렸고 시가총액도 6000억원 넘게 사라졌다. 지난해 말 23~24만원선까지 올랐던 주가는 14만원선까지 내렸다.

컴투스홀딩스는 지난해 5~6월에 걸쳐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원 지분을 획득해 가상자산 관련주로 분류되는 곳이다. 또 지난해 9월에는 메타버스 기업인 위즈윅스튜디오를 인수해 전방위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러나 오는 11일 발표 예정인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일회성 비용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보다 급감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한다. 스톡그랜트(stock grant·주식무상지급)를 받은 일부 직원들도 받은 주식을 매도했다.

컴투스의 게임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 포스터. /컴투스 제공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컴투스홀딩스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30일 주가가 23만7500원(종가 기준)이었지만 지난 8일에는 14만3800원까지 하락했다. 1개월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9만3700원 주가가 내렸다. 하락률은 39.4%에 달한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1조5663억5810만원에서 9483억8860만원으로 6179억원 가량 감소했다.

컴투스홀딩스의 주가 하락은 오는 11일 발표될 예정인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4분기에 실적이 악화해 이를 시장에서 먼저 반영해 주가 하락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컴투스홀딩스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07억원(이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63억원으로 각각 전분기인 3분기보다 33.1%, 70.7% 줄 것으로 전망했다.

자회사인 컴투스(078340)와 코인원 등 관계회사의 투자 손익을 제외한 매출은 226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영업손실은 18억원으로 예상된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신작 (게임) 론칭이 없었고 매출은 기존 라인업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며 “인건비, 마케팅비 등의 변화도 크지 않아 영업이익도 전분기 대비 적자규모가 소폭 악화되는 정도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그래픽=손민균

일부 직원들도 스톡그랜트로 받은 주식을 팔고 있다. 스톡그랜트는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해 무상으로 임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제도로 일종의 보상용 인센티브다. 보통 일정 기간 주식을 매도하지 못하는 락업(의무보호예수) 기간이 지나면 주식을 받은 직원들이 매도를 할 수 있다.

컴투스홀딩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지난 4일까지 스톡그랜트를 받은 직원들은 2차례에 걸쳐 이 회사 주식을 처분했다. 12월 30일 2316주를 주당 22만6000원에 매도했다. 금액으로는 5억2341만원이다. 또 2월 4일에는 2592주를 주당 13만5000원에 매도해 3억4992만원을 현금화했다. 스톡그랜트로 매도된 총 주식은 4908주, 매도 금액은 8억7333만원이다.

컴투스홀딩스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스톡그랜트를 받은 임직원들의 행사(매도)가 가능해졌고 행사를 요청했던 사람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컴투스홀딩스를 비롯한 게임회사들이 블록체인(가상자산)과 메타버스 테마로 관련 사업을 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붐 업(급 상승)했고 과열 양상도 보였는데 지금은 조금 조정되고 있다”며 “다만 1분기에 블록체인과 연동된 게임이 출시되는 만큼 이 게임의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면 주가가 다시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