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의 오창 배터리 공장 전경./LG에너지솔루션 제공

내년 1월 상장을 앞둔 기업공개(IPO) 최대어 ‘LG에너지솔루션’이 시총 70조2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선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서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에 이어 시총 3위에 단숨에 오를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상장을 앞둔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일 상장을 위해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051910)에서 물적분할된 전기차 배터리 업체다.

LG에너지솔루션 희망공모가 범위(밴드)는 주당 25만7000원에서 30만원으로 결정됐다. 공모 예정 금액은 최소 10조9225억원에서 최대 12조7500억원이다. KB증권과 외국계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상장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공모가가 당초 예상보다 낮게 책정되면 청약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관측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1월 11∼12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쳐 18∼19일 일반 청약을 받고 같은달 27일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가 기준으로 LG에너지솔루션 몸값은 최소 60조원에서 최대 약 7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20일 기준 현재 국내 시총 1위는 삼성전자(466조2400억원), 시총 2위 SK하이닉스(90조6363억), 시총 3위 NAVER(61조5988억), 4위 삼성바이오로직스(61조4673억) 순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내년 상장할 경우 시총 2위 SK하이닉스에 이어 3위가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이후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지수,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지수 등 주요 지수에 조기 편입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KOSPI200 지수에는 3월 10일 동시만기일에 특례편입이 점쳐진다. 지수 편입에 따라 지수에 따라 기계적으로 사고 파는 최대 1조5000억원의 패시브 자금이 LG에너지솔루션에 유입될 전망이다.

올해 SK그룹과 삼성그룹에 비해 LG그룹 시총은 크게 쪼그라들었다. 올해 4대 그룹 중 시총이 가장 많이 급증한 곳은 SK다. 삼성과 현대자동차도 그룹의 시가총액이 늘었지만, LG그룹은 줄어들었다.

SK 그룹 상장사 27개 종목(우선주 포함)의 시총 합계는 약 211조8000억으로 지난해 말 169조2000억원 보다 25.1%가량 증가했다. 이는 올 상반기 SK바이오사이언스(19조3545억원·20일 종가 기준 시총)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11조5502억원)의 증시 입성이 그룹사 시가총액 규모 증가를 주도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시총 2위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LG그룹의 내년 계열사 전체 시총이 올라갈 것이란 관측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첫날 공모가 상단 기준 시총 70조2000억원에서 30%만 상승해도 SK하이닉스를 추월할 수 있다. 이는 배터리 경쟁업체인 삼성SDI 시총(약 44조원)과 모회사 LG화학 시총(45조원)의 2배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내년 핵심 테마주에도 2차전지가 주목받으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새 사령탑으로 취임한 권영수 부회장의 차기 투자 계획이 차질 없이 이뤄질지 여부도 주목할 점이다. 우리 정부 역시 무공해자동차 투자에 나서면서 2차배터리 관련주가 내년에도 핵심 종목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는 점도 호재다.

변수도 있다. 미국발 2차전지 관련주의 불확실성이다. 전기차 보조금 지원 방안을 담은 미국 바이든 정부의 사회지출법안 통과가 난항을 겪는 가운데 미국 주요 전기차 업체들의 주가가 급락하자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이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의 사회지출법안 통과가 실패하면 전기차 보조금 지원 규모 역시 축소될 수밖에 없어 악재가 될 수 있다.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와 리비안 주가가 하락하고, 미국 사회복지 법안 불확실성으로 인프라 투자 수혜 기대가 축소되면서 2차전지 관련주가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이 같은 (사회지출법안 통과 난항) 소식은 2차전지 업종 등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