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적 감사인지정제, 표준감사시간제 등이 포함된 '신외부감사법'이 시행된 지 3년이 넘은 시점에서, 새로운 제도 도입으로 한국의 회계투명성이 향상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제도가 기업에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감사업무량과 감사위험 증가 등을 감안할 때 최근 감사 보수와 시간의 증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영식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은 "회계개혁으로 인한 감사업무량과 감사위험 증가 등을 감안하면 최근 감사 보수와 시간의 증가는 비정상의 정상화 과정"이라고 밝혔다.

김영식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이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공인회계사회 제공.

한국공인회계사회는 1일 오전 서울 중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외부감사법 3년의 성과와 주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

신외부감사법은 지난 2018년 11월 시행된 새로운 제도다. 2015년 전후로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STX 등에서 대형 분식회계 사건이 계속 발생하자, 회계투명성 제고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새롭게 도입됐다. 신외부감사법에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표준감사시간제, 내부회계관리제도 등이 포함돼있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는 상장법인 및 소유와 경영 미분리 대형 비상장사에 대해 9년 중 3년 주기로 정부가 감사인을 지정하는 제도다. 표준감사시간제는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표준 감사시간을 정하고, 이해관계의 의견을 반영해서 3년마다 타당성을 재검토하는 제도다.

한국은 신외부감사법 도입 이후 IMD(국제경영개발대학원) 회계투명성 순위가 수직 상승했다. 지난 2017년 63개국 가운데 63위를 차지했던 한국은 2021년 평가에서는 64개국 중 37위를 기록했다. 전규안 숭실대 회계학과 교수는 "IMD 결과에 일희일비하면 안 되지만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크다"면서 "IMD 평가 결과는 한국의 이미지나 평가에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이어 "지난 1981년 1월 1일 시행된 외부감사법 제정 이후 약 40년 동안 제도가 변화했지만, 신외부감사법 때 의미 있는 제도들이 대거 도입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규안 숭실대 회계학과 교수가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한국공인회계사회 제공.

기업들은 신외부감사법 시행 이후 감사보수의 증가가 부담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내부회계관리제도를 운영할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김영식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은 "시간당 감사보수는 지난 10년간 제자리걸음"이라면서 "회계개혁으로 인한 감사업무량과 감사위험 증가 등을 감안하면 최근 감사 보수와 시간의 증가는 비정상의 정상화 과정"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회계개혁은 기업회계의 투명성 제고라는 사회적 효익을 위해 정부, 기업 그리고 회계 업계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라면서 "앞으로도 기업과 활발히 소통하고 정부의 정책 마련에도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제대로 된 시스템과 이해구조만 정착될 수 있다면 한국의 회계 투명성은 이른 시일 내에 정착될 것"이라고 김 회장은 덧붙였다.

전 교수는 "법이 제정된 지 3년밖에 안됐는데 존속 여부를 논하는 건 맞지 않다"면서도 "기업, 감사인 등 이해 관계자들이 회계투명성 제고라는 공통 목표를 가지고 신외부감사법 정착과 회계 개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회계사회는 오는 10일 회계법인 대표자 회의를 소집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정도 감사 구현 방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