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47% 급락한 26일, 코로나19 관련주들은 동반 급등했다. 일부 종목은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26일 오전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이 검체 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코로나 관련주가 큰 폭으로 오른 것은 ‘누’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생한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질 수 있다는 공포 심리가 커지며 주식시장이 급락하자, 팬데믹의 반사이익을 볼 수 있는 테마로 순환매가 이뤄진 것이다.

26일 코스닥시장에서 메디아나(041920)멕아이씨에스(058110)는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각각 6680원, 1만2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회사 모두 인공호흡기 등 의료기기를 만드는 업체다. 인공호흡기를 위중증 환자들이 사용하기 때문에 코로나 관련주로 분류됐다.

코로나 진단 키트를 만드는 랩지노믹스(084650)는 전날보다 24.6% 급등한 3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격 화상회의를 지원하는 IT 업체 알서포트(131370)는 17.4% 올랐으며, 진단 키트 업체 씨젠(096530)수젠텍(253840),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를 개발 중인 코미팜(041960)도 13~17%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마스크 제조 업체 씨앤투스성진은 자사주 소각 및 무상증자 호재까지 겹치며 9.9% 급등 마감했다. 그 외에도 우정바이오(215380), 서린바이오(038070), 액세스바이오, 휴마시스(205470) 등 관련주들이 8~9% 이상 올랐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대형주들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코로나 진단 키트 업체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각각 9.4% 급등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의 코로나 백신을 기술 이전 받아 생산하는 업체로, 해당 백신이 싱가포르 보건과학청(HSA)에 잠정 승인을 신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25일(현지 시각) 영국 BBC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남아공 등지에서 신종 변이 바이러스 ‘누’가 확산됨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가 긴급 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남아공 보건부 등에 따르면 누 변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RNA 설계도 중 58곳이 초기 바이러스와 다르다. 바이러스가 현재 접종 중인 백신의 예방 효과를 피하는 방향으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외신은 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누적 150만명을 돌파했다. 이에 오스트리아와 감염률 1위인 슬로바키아가 2주간 봉쇄에 돌입했다. 체코는 이날 30일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식당, 주점, 나이트클럽의 오후 10시 이후 영업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사흘 연속 4000명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6일 오전 12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901명 늘었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23일 4115명을 돌파한 데 이어 24일에도 3938명을 기록한 바 있다.

이날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우려로 신흥국인 우리 증시가 급락하자, 코로나 관련주에 순환매가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개인의 자금이 특정 테마에 쏠린 것이다.

상한가를 기록한 메디아나와 멕아이씨에스 모두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 덕에 급등했다. 개인은 메디아나 주식을 5억6000만원, 멕아이씨에스 주식을 41억원 순매수했다. 씨앤투스성진의 경우 개인 순매수액 105억원을 기록했다. 코스닥시장 개인 순매수액 상위권 10개 종목 가운데 8개가 코로나 관련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