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의 공포지수(Fear Index)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CBOE Volatility Index)를 추종하는 상품 수익률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VIX지수는 향후 뉴욕증시가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커질수록 상승한다. 통상 증시와는 반대로 움직인다고 이해하면 된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객장에서 관계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는 미국 국채금리가 빠르게 오른 데다 부채한도와 예산안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도 지속되면서 크게 하락했다. / AP·연합뉴스

5일(현지 시각) 미국의 패시브 전문 자산운용사 아이패스의 VXX 한 달 수익률은 6.5% 기록했다. VXX는 VIX지수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이다. VIX 선물 가격을 2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UVXY 수익률은 8.2%다.

최근 국내외 주식시장은 흔들리고 있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을 둘러싼 정치권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헝다그룹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에 이어 최악의 전력난이라는 악재가 쏟아진 탓이다. 증시 피크아웃(고점 통과)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글로벌 증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달 들어서만 4.8% 하락했다. 같은 기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3% 하락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VIX ETN도 비슷한 흐름이다. QV S&P500 VIX S/T 선물 ETN B, 신한 S&P VIX S/T 선물 ETN B는 전날 기준 한 달 수익률이 13%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삼성 S&P VIX S/T 선물 ETN(H) B의 경우 약 11% 올랐다.

투자자들 불안감은 극대화되는 상황이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16 수준에 머무르던 VIX지수는 같은 달 말부터 이달 5일까지 20 초반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VIX지수가 20을 넘어서면 앞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한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9월 변동성 장세가 10월에도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경험치와 국제유가 추가 상승 여력까지 감안한다면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 상승) 우려는 커질 가능성이 높고, 금리 상승세가 쉽사리 진정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말까지 S&P500지수의 추가 조정폭은 3.5% 수준으로, 4200선에서 지지선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질 경우 조정폭은 7%까지 추가로 늘어날 수 있지만, 지수에 대한 이익 전망이 꾸준히 상향되는 만큼 8% 이상 조정받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만 VIX지수와 연동되는 파생상품은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투자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VIX지수는 주식처럼 장기적으로 우상향하는 지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증시가 안정세를 찾으면 수익률이 급격히 내려앉을 수 있는 만큼 단기에 수익이 발생하면 차익을 실현해야 한다.